지난 23일 광주 하남산단에서 만난 중국인 노동자 주원다(30·가명)씨는 지난 2년간의 한국 생활을 돌아보며 몸서리를 쳤다. 그토록 원했던 한국에서의 취업은 ‘꿈’이 아닌 ‘악몽’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주씨는 지난 2005년 10월 한국땅을 밟은 이후 2년간 광주 평동산단의 한 공장에서 일해왔다.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주씨가 매달 손에 쥔 돈은 50만원 안팎. 이 돈은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이 월 70만∼100만원씩을 받는 것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다. 그러나 주씨는 한국기업의 중국 현지업체가 채용한 뒤 한국으로 파견한 파견근무자 신분인 탓에 중국현지기업 노동자들 수준의 임금만 받는 처지다. 고된 일과 저임금을 견디다 못한 주씨는 중국 송환을 눈앞에 둔 지난해 9월 ‘야반도주’를 택했다.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도 고향에 제때 송금 한 번 못했던 주씨의 한국생활. 그의 궁핍한 삶은 결국 자신을 불법체류자로 내몰았다. 하지만 주씨에겐 더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남산단의 한 프레스업체에 새로 취업한 것이 화근이었다. 주씨는 천신만고 끝에 찾은 일자리에서 첫 월급도 받기 전에 사고를 당했다. 시간당 1천700원을 받는 야간작업 도중 프레스에 손이 끼여 오른손 중지를 잃은 것이다. 주씨는 “(사장님이) ‘일부러 기계에 손을 넣었다’며 치료는 물론, 보상 조차 해주지 않았다”며 “돈 한 푼 없는 장애인 몸이 돼 가족들을 만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