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는 ‘보배’나 마찬가지입니다.”
(주)캔택의 김영신(42) 대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은 하지 않으려는 한국 노동자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맡은바 소임을 묵묵히 해주고 있는 기업의 핵심인력”이라며 “회사를 이끌어주고 있는 이들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느껴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의 ‘외국인 노동자 사랑’에 대한 일화는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지난 1998년 한 공장에서 총무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터졌다. 당시 전체직원은 150여 명으로, 이 중에는 중국인 노동자 40여 명도 포함돼 있었다. 회사는 직원들의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안 좋아졌고, 김 대표는 일부 직원들에게만 임금을 지급해야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때 김 대표가 최우선적으로 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이들이 바로 중국인 노동자들이다. 당연히 한국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그러나 김 대표는 “우리는 말이라도 통하지 않느냐”, “외국인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면 고향에 있는 가족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그들을 설득했다.
공장에 있는 장비를 팔아서 그들의 월급을 주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사채를 빌리기도 했다. 그의 고집은 기업에 몸담은 13년 동안 외국인들의 월급만큼은 한 차례도 미룬 적이 없을 정도로 특별했다.
‘외국인 노동자 사랑’은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나서 더 각별해졌다.
회사가 어려웠을 때 4년 동안 통근 버스를 운행하기도 한 김 대표는 여름철만 돌아오면 외국인 노동자들을 직접 태우고 남도의 휴양지를 찾아갔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국 노동자들처럼 일을 잘하면 능력별로 임금을 높여줬다.
지금도 캔택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평균 160만∼190만원의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
이런 그의 노력은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땅, 한국’이라는 믿음을 심어줬고, 지금도 그 인연으로 회사를 찾아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종종 있다.
김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를 배려하는 것은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한국 노동자와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보지 않고, 진정한 동료로 생각할 때 회사도 발전하고 매출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주기자 a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