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화가인 오승우 화백의 작품을 기증받기로 하고 세워진 ‘무안 군립 오승우미술관’이 건물 완공후 9개월여가 지나도록 개관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9일 무안군에 따르면 국비 16억원, 군비 25억원 등 총사업비 57억원을 투입해 삼향면 왕산리에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2천744㎡) 규모의 미술관 건립공사를 지난 1월 마쳤다.

그러나 미술관 명칭문제와 학예연구사 채용 등 문제로 인해 건물과 부대 토목공사를 마치고도 개관이 늦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군은 전남 예술계를 대표하는 오승우 화백과 국내외 유명 예술인, 향토작가의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4년 오승우 화백과 157점의 작품을 기증받기로 협약을 맺었다.

당초 무안군은 미술관 명칭을 ‘무안 군립 오승우미술관’으로 개관하려 했으나 군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무안군의회는 지난 5월 175회 무안군의회 본회의에서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 도중 절반에 가까운 예산이 무안 군비에서 지출되는 점과 오승우 화백이 무안출신 작가가 아닌 점을 들어 군이 추진하는 미술관 명칭을 문제삼은 것이다.

특히 오승우 화백의 작품 100여 점이 목포시 문화회관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소장중인 점을 거론하며 전시 특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함께 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무안군의 준비소홀과 함께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도 부실한 전남도의 관리감독 역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학예 연구사(큐레이터)를 아직 구하지 못해 개관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전남도에 확인한 결과 뒤늦게 이달에서야 학예연구사를 뽑아줄 것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오는 11월께 학예연구사가 채용되면 운영방안과 개관전 등 계획을 세워 내년 1∼2월중에 개관할 계획이다.

주민 A씨는 “타 지역에서는 지역연고가 없는 작가들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유치해 문화명소로 가꾸고 있다”며 “군과 군의회가 원만히 합의해 하루빨리 미술관을 개관, 지역의 문화인프라를 가꾸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화관광자원을 스스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양주시는 고흥출신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는 ‘천경자 미술관’을 건립했으며, 제주도는 이북출신 이중섭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개관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