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의 한옥지원사업이 겉돌고 있다.

19일 함평 해보면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09년초 ‘한옥 지원조례’를 제정하고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조례에 규정한 2천만원을 지원하지 않아 지원을 예상하고 한옥을 지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반면 군은 민박지원 사업에는 지난 2008년도에 50동(1동당 2천만원)에 총 10억원을 예산편성,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함평군은 해보면 모평마을과 오두마을 등 2개 마을에 전남도 전통 한옥마을 조성사업인 ‘행복마을 사업’을 통해 모두 36동의 한옥을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한옥 26동이 완공됐고 10동은 공사가 진행중이다.

함평군은 지난해 1월 ‘함평군 한옥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전남도 한옥지원 조례에서 정하는 보조금 및 융자금과 별도로 2천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해 예산지원 조례를 마련했다. 하지만 함평군은 이들 한옥건립 가구에 대해 현재까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하지 않고 있어, 도비·군비 지원을 예상하고 빚을 내서 일반 건축비의 2배 이상 드는 한옥을 건축한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행복마을 사업이 박준영 전남지사의 역점 시책이어서 지난 6일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퇴임한 이석형 전 군수가 정치적 이유로 반대해 지원하지 않았다는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

모평마을 주민 A씨는 “차라리 조례를 제정하지 않았으면 기대라도 안 할 텐데 예산지원을 예상하고 수천만원의 빚을 내서 집을 지었는데 무슨 꼴이냐”며 “주민보다는 정치적 이유를 앞세운 군의 행정 때문에 지원을 믿고 한옥을 지은 주민들만 속은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함평군 관계자는 “조례는 제정했는데 재정 여건상 예산이 없어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검토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지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