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의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이 물거품 위기에 처했다.

14일 함평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1월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2010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 대상지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친환경 농업단지 사업자로 선정된 함평천지농협은 최근 ‘재정여건과 행정의 뒷받침 없이는 사업을 운영하기 힘들다’며 사업보류를 돌연 주장하고 있어 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업은 천지농협의 주도로 올해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국비 40억원,도비 12억원,군비 28억원,자부담 20억원 등 총사업비 100억여원을 투입해 학교면, 엄다면 일부 지역에 광역 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생물제제 생산시설 5동, 공동 육묘장 5동, 농기자재 보관창고 1곳, 축사시설 6동, 조사료 생산시설 및 장비보관소 1곳 등이 들어선다.

또 광역살포기 2대와 벼 보관시설 2곳, 산지 유통시설 1곳, 경축순환자원화센터 1곳, 교육관광 기반시설 1곳도 농업환경 개선 및 친환경 농업육성 목적으로 들어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천지농협 사업 책임자와 이사·감사 임원들은 최근 순천, 장흥 등 이번 사업과 유사한 사업장을 견학한 결과 주변의 민원 및 농협의 자본투입 능력이 안돼 도저히 사업을 추진하기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최근 군 관계자에게 사업보류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농업인들은 농협이 농림사업을 어렵게 가져와서 수익성이 없다고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돈이 되는 사업만 하고 돈이 안 되는 사업은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군민 B씨는 “천지농협이 사업을 포기할 거면 애당초 신중한 사업 검토 후 사업신청을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당초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으로 ‘지속가능한 생명산업’ 육성과 농업인의 실질소득증대를 기대하고 이번 농림사업을 가져왔다”며 “만약 천지농협이 사업을 포기한다면 사업을 반납할 수밖에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함평 지역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농협 관계자는 “신청당시 자부담 금액이 10%였는데 현재 20%로 늘어 농협 재정상 20억여원을 투입하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기가 힘들다”며 “이번 사업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족해 행정 뒷받침 없이 농협만의 힘으로 자체 운영하기는 여건상 무리일 것 같아 차기 군수가 취임하면 그때 군과 협의해 최종 입장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