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천지농협이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을 허술하게 추진, 끝내 사업을 포기하면서 수천만원의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사업포기 책임을 놓고 군과 농협측이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함평군은 “처음 사업추진 당시 농협 이사들이 처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업추진 승인을 해놓고 이제 와서 사업이 확정된 후 못한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사들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반면 함평천지농협측은 “다른 시·군들의 예를 들어보면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꼭 해야할 사업만을 미리 확정해 추진하도록 행정에서 자문을 해주는 등 관심 있는 성의를 보였어야 했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한계를 놓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월 함평군 학교면과 엄다면 일부 지역을 ‘2010 광역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대상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번 사업은 함평천지농협의 주도로 올해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국비 40억원·도비 12억원·군비 28억원 등 100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광역 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곳에는 친환경 퇴비공장을 비롯해 농업환경 개선 및 친환경 농업육성 시설들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자로 선정된 함평천지농협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사업수익성이 높지 않다며 지난 26일 군에 최종 사업포기서를 제출했다.

함평군은 100억원 규모의 농림사업을 시행도 못해보고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해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됐다.

또한 함평천지농협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3000여만원의 용역비는 물론 사업확정을 위해 1년여 동안 예산과 시간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민 박모씨는 “수천만원의 용역비를 들여 힘들게 농림사업을 가져 온 것으로 안다”며 “군과 천지농협이 신중한 사업 검토도 안 한 채 미흡한 사업추진으로 사업을 확정해놓고도 이제 와서 수익성이 없다며 100억대 국비 농림사업을 포기해 군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창피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평천지농협 관계자는 “처음 이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농협 운영에 도움이 되고 조합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판단해 컨설팅을 의뢰 부담없이 사업에 착수했다”며 “막상 사업을 확정하고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임원진들이 다른 시·군을 견학한 결과 기반 조성사업에 대한 많은 예산투입과 민원해결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 임원이 재정여건상 천지농협 단독으로 추진·운영하기 힘들다며 반대해 이사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