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순금 황금박쥐 조형물〈사진〉에 이어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또 다른 금 조형물을 제작, 논란이 일고 있다.

함평군은 지난 2008년 4월 홍익대 디자인공학연구소에 의뢰해 제작한 황금박쥐 조형물을 일반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순은으로 제작한 가로 1.5m·높이 2.18m의 원안에 박쥐 5마리를 배치했으며 순금 162㎏이 사용됐다.

현재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 황금박쥐생태관 내에 전시되고 있는 황금박쥐 조형물은 금값 폭등으로 재산가치가 제작당시 27억원에서 현재 70억여원을 상회하고 있다.

함평군이 지난 2005년 1월 조형물 제작을 위해 금을 매입한 당시 1돈(3.75g)이 6만2475원이었으나, 현재는 매입가 기준 순금(1돈) 시세가 16만5500원으로 2.5배나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값이 올라 황금박쥐 조형물 가치는 상승한 반면에 수억원을 들여 건축한 황금박쥐 생태관 입장수입은 운영관리비에도 못 미치는 등 현저하게 저조해 일부 군민 사이에서는 순금 조형물을 팔아 어려운 군 재정에 보태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군은 최근 또다시 21.5kg 상당의 금(21k)을 들여 황금박쥐 조형물과 연계해 일명 ‘오복포란’(五福抱卵)을 제작한 후 황금박쥐 전시관 내에 전시할 계획이어서 예산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복포란’재료는 군이 지난 2008년 순금 황금박쥐 조형물을 제작하고 남은 금·은괴들로 금 21.5㎏ ·은 6.67㎏ 등 시가 10억여원 상당에 이른다.

군은 금·은괴를 지난 2008년 4월부터 2년간 함평군 금고인 농협 함평군지부에 보관하다 지난 3월말께 홍익대 디자인공학연구소와 계약을 체결, 6600여만원 예산을 들여 ‘오복포란’을 제작한 후 현재 농협 함평군지부 금고에 보관중이다.

군민 김모씨는 “많은 예산을 들여 건축한 황금박쥐전시관이 입장수입이 저조해 황금박쥐 조형물을 팔자는 여론이 지배적인데 군이 또다시 10억여원 상당의 금괴와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복포란’을 제작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처사다”며“어려운 시기에 꼭 순금 조형물을 만들어야 했는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함평군 관계자는 “황금박쥐 조형물 제작 당시에는 예산 낭비라며 비판적인 여론도 많았지만 문화재급의 명물로 탄생시키자는 취지로 조형물을 만들게 됐다”며 “탐방객들이 ‘오복포란’을 직접 만지면서 느낄 수 있도록 해 함평 황금박쥐의 가치를 높이고 생태환경 보전의 교육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제작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함평군은 황금박쥐 생태관 조성비용으로 18억원, 황금박쥐 조형물 제작비(금값 포함)로 30억5000만원 등을 투입했고, 이번에 또다시 6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복포란’ 조형물을 제작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