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추진하는 농촌빈집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축폐기물을 군 예산부족탓에 건물주가 자체처리 또는 매립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함평군의회 정철희 의원은 최근 실시한 함평군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재의 농촌 빈집정비 사업은 폐기물처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예산을 더 세워서라도 건축폐기물 처리시 법을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또 정 의원은 “철거할 대상을 군에서 전체 파악해 사업발주를 일괄 처리하면 예산도 절감되고 건축주의 어려움이 뒤따르는 폐기물처리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평지역은 현재 곳곳에 흉물스러운 빈집들이 방치되고 있어 농촌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더욱이 빈집 상당수가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어서 농촌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체계적인 철거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농촌 빈집의 소유주가 외지인이 많아 임의로 철거가 어려운데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철거비용(300만∼600만원)이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높아 빈집 정비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군은 올해 25동의 빈집을 철거하면서 1동당 100만원씩 총 2500만원의 군비를 투입해 읍·면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군이 석면슬레이트 철거 등 예산이 없어 폐기물 처리를 못한 채 집주인이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빈집 정비사업이 자칫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어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철거대상 건축물 소유자 대부분은 집주인이 자발적으로 빈집을 철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폐기물 처리에 대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 이모(함평읍)씨는“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라 주변 곳곳에 빈집들이 늘고 있다. 농촌경관 확보차원의 빈집정비 사업이 정착하기에는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며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는 집주인이 부담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특별법을 제정해 농·어촌 빈집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빈집정비의 문제점들이 계속해 대두되고 있지만 지자체의 재정 여건상 예산지원 부담으로 인해 폐기물 처리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며 “슬레이트 같은 석면함유 건축물 철거는 예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 현재로서는 흙이나 목조 건축물 등 폐기물 발생이 없는 건축물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