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지웠다 다시 그리는 길 그리움 새록새록 ‘행복한 시간’
2011년 06월 27일(월) 00:00 가가
〈23 〉 함평 해안누리길 함평항∼돌머리 해변길
광주를 기준으로 서쪽이 칠산 바다다. 그리고 그 바로 아랫자락에 함평군이 있다. 나비축제 등 생태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는 이곳 함평은 한쪽에는 너른 평야와 산이, 다른 한쪽엔 바다와 갯벌이 펼쳐져 있어 예로부터 함평천지(살기 좋고 모든 것이 넉넉한 곳)로 불렸으며 걷기에 좋은 길이 많다.
함평군은 함평만 일대 손불면 학산리 함평항에서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에 이르는 25.65㎞ 길을 ‘해안누리길’로 가꾸고 있다.
◇?그리움 피고지는 월천방조제 해당화 길?=장마기간이라 착잡했지만 바다와 갯벌, 들과 산을 나란히 하며 걸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설렜다.
함평항을 출발해 학산리를 거쳐 월천리 안악해수욕장에 당도한다. 안악해변이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길은 한적하다.
일명 ‘일공구’로 불리는 이 지역 바닷가 마을은 원래 1935년 삼양사의 손불농장 간척공사로 생겨났다. 이후 농토가 조성됐고 함평 간척지 쌀이 이곳에서 난다.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이라 많은 이들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이곳을 찾게 하는 명물이 있으니 바로 월천방조제 해당화길이다.
태풍으로 유실된 제방을 다시 쌓으며 아름다운 길을 만든 것. 당시 해당화 6만여 그루를 심어 가꾼 것이 이 길의 시작이 되었다. 해당화처럼 거친 환경에서도 향긋한 꽃을 피우길 바라며…. 주민들은 해수욕장 입구에 커다란 조형물도 세웠다. 높이 13.5m의 조형물에는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으로 시작하는 국민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노래가사가 새겨져 있다.
월천방조제는 바닷가와 논밭의 경계선이다. 1.4㎞ 정도 방조제 길은 바다와 논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근처 산남리에는 1970년대 초 ‘꽃반지 끼고’ 등의 히트송을 탄생시킨 가수 은희(59)씨가 만든 문화공간 ‘민예학당’이 있는데 자연재료를 활용한 디자인 제품이나 천연염색에 관심이 있다면 잠시 들러도 좋을 곳이다.
월천방조제길을 지나면 길은 석창리로 이어진다. 드넓은 갯벌이 있는 석창리 바닷가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경사가 완만해 석화(굴)와 바지락, 낙지 등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돌머리해수욕장과 마주보고 있는 이곳 석계는 함평 최대의 석화 생산지이기도 하다.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경에 그 맛이 절정에 이르는 석화는 김장재료로 주로 쓰이며, 농한기인 겨울철 이곳 주민의 귀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고 한다.
◇?갯벌과 바다풍경 간직한 주포리 해안길?=해안의 갯벌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을 벗 삼아 한 참을 걷다 보니 제법 근사한 마을이 나온다. 손불면 궁산리(신흥마을)다. 이곳은 해수찜으로 유명한 동네다.
함평 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하던 해수탕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된 돌은 다른 지역의 해수찜에서 사용되는 돌과는 달리 유황과 장석이 많은 산성 암맥이어서 살균작용과 피부질환, 신경통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닷가 옆으로 3개의 해수찜 업소가 영업 중인데 주말과 휴일에는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곳에서 곧추 직진해 700m 정도 가면 주포 삼거리를 만나는데, 조금만 우회하면 주포(酒浦) 또는 주항포((酒缸浦)라는 불리는 포구 마을이다.
1865년 간행된 김정호의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주항포는 서쪽으로 10리에 있고 장삿배들이 모여 머문다”라는 기록이 있고 그 이후 나온 함평현읍지나 군지 등의 기술을 볼 때 꽤 번창했던 포구였던 것 같다.
주포라는 이름은 술항아리, 술집을 의미하는 ‘술항개’에서 나온 것으로 인근 사람들이 ‘술항개’라고 부르면서 그 한자표기인 주항포(주포)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일설에는 발음이 비슷한 ‘수랑개’는 질흙투성이 갯가로 발이 술술 빠지는 수렁의 갯가 즉 ‘수렁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쨌든 재미난 이름이다.
지금은 포구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소형 어선들만 드나들 뿐이지만 해수찜이 전국에 알려지고 2009년에는 수산물직거래판매장까지 들어서 명성을 다시 찾고 있다.
◇?포근한 백사장, 낙조가 아름다운 돌머리해변길?=주포를 지나 길은 다시 바다로 이어진다. 이길 왼편으로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갖춘 고품격 한옥 전원마을이 조성된다고 한다.
군은 이곳 석성리 일원 5만9330㎡ 부지에 총 50세대의 한옥마을을 조성할 계획인데 아름다운 풍광과 깨끗한 환경 등 입지조건이 좋아 멋진 휴양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 해안로를 따라 돌아 들어가면 돌머리해수욕장 입구다. 해수욕장은 석성리 석두마을에 있다. 우리말로 된 마을 이름 돌머리를 한자로 쓰다 보니 석두가 돼버린 것이다.
오는 30일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몇몇 부지런한 주민들이 손님 맞을 채비를 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물이 들면 해수욕장이 되고, 물이 빠지면 갯벌 체험장이 되는 해변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놀이터가 됐다.
이곳에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인공풀이 만들어져 언제든지 편안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밀물 때는 풀과 바다가 하나가 되고, 썰물 때는 풀에 물이 남게 한 것인 데 물이 한 번 빠지면 자연스럽게 새 물로 교체되는 셈이다. 여름철에는 장어를 풀어 장어잡이 체험도 한다.
해변길을 따라 이번 길의 끝자락인 돌머리의 오두막과 돌탑에 이른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일기와 시간이 맞지 않아 기대했던 낙조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데로 지난해 건립되었다는 전망대에서 함평만 일대와 무안 해제반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었다.
/김대성기자 bigkim@kwangju.co.kr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kwangju.co.kr
함평군은 함평만 일대 손불면 학산리 함평항에서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에 이르는 25.65㎞ 길을 ‘해안누리길’로 가꾸고 있다.
함평항을 출발해 학산리를 거쳐 월천리 안악해수욕장에 당도한다. 안악해변이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길은 한적하다.
일명 ‘일공구’로 불리는 이 지역 바닷가 마을은 원래 1935년 삼양사의 손불농장 간척공사로 생겨났다. 이후 농토가 조성됐고 함평 간척지 쌀이 이곳에서 난다.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이라 많은 이들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이곳을 찾게 하는 명물이 있으니 바로 월천방조제 해당화길이다.
근처 산남리에는 1970년대 초 ‘꽃반지 끼고’ 등의 히트송을 탄생시킨 가수 은희(59)씨가 만든 문화공간 ‘민예학당’이 있는데 자연재료를 활용한 디자인 제품이나 천연염색에 관심이 있다면 잠시 들러도 좋을 곳이다.
월천방조제길을 지나면 길은 석창리로 이어진다. 드넓은 갯벌이 있는 석창리 바닷가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경사가 완만해 석화(굴)와 바지락, 낙지 등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돌머리해수욕장과 마주보고 있는 이곳 석계는 함평 최대의 석화 생산지이기도 하다.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경에 그 맛이 절정에 이르는 석화는 김장재료로 주로 쓰이며, 농한기인 겨울철 이곳 주민의 귀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고 한다.
◇?갯벌과 바다풍경 간직한 주포리 해안길?=해안의 갯벌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을 벗 삼아 한 참을 걷다 보니 제법 근사한 마을이 나온다. 손불면 궁산리(신흥마을)다. 이곳은 해수찜으로 유명한 동네다.
함평 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하던 해수탕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된 돌은 다른 지역의 해수찜에서 사용되는 돌과는 달리 유황과 장석이 많은 산성 암맥이어서 살균작용과 피부질환, 신경통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닷가 옆으로 3개의 해수찜 업소가 영업 중인데 주말과 휴일에는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곳에서 곧추 직진해 700m 정도 가면 주포 삼거리를 만나는데, 조금만 우회하면 주포(酒浦) 또는 주항포((酒缸浦)라는 불리는 포구 마을이다.
1865년 간행된 김정호의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주항포는 서쪽으로 10리에 있고 장삿배들이 모여 머문다”라는 기록이 있고 그 이후 나온 함평현읍지나 군지 등의 기술을 볼 때 꽤 번창했던 포구였던 것 같다.
주포라는 이름은 술항아리, 술집을 의미하는 ‘술항개’에서 나온 것으로 인근 사람들이 ‘술항개’라고 부르면서 그 한자표기인 주항포(주포)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일설에는 발음이 비슷한 ‘수랑개’는 질흙투성이 갯가로 발이 술술 빠지는 수렁의 갯가 즉 ‘수렁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쨌든 재미난 이름이다.
지금은 포구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소형 어선들만 드나들 뿐이지만 해수찜이 전국에 알려지고 2009년에는 수산물직거래판매장까지 들어서 명성을 다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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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해변에서 바라본 일몰 |
◇?포근한 백사장, 낙조가 아름다운 돌머리해변길?=주포를 지나 길은 다시 바다로 이어진다. 이길 왼편으로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갖춘 고품격 한옥 전원마을이 조성된다고 한다.
군은 이곳 석성리 일원 5만9330㎡ 부지에 총 50세대의 한옥마을을 조성할 계획인데 아름다운 풍광과 깨끗한 환경 등 입지조건이 좋아 멋진 휴양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 해안로를 따라 돌아 들어가면 돌머리해수욕장 입구다. 해수욕장은 석성리 석두마을에 있다. 우리말로 된 마을 이름 돌머리를 한자로 쓰다 보니 석두가 돼버린 것이다.
오는 30일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몇몇 부지런한 주민들이 손님 맞을 채비를 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물이 들면 해수욕장이 되고, 물이 빠지면 갯벌 체험장이 되는 해변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놀이터가 됐다.
이곳에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인공풀이 만들어져 언제든지 편안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밀물 때는 풀과 바다가 하나가 되고, 썰물 때는 풀에 물이 남게 한 것인 데 물이 한 번 빠지면 자연스럽게 새 물로 교체되는 셈이다. 여름철에는 장어를 풀어 장어잡이 체험도 한다.
해변길을 따라 이번 길의 끝자락인 돌머리의 오두막과 돌탑에 이른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일기와 시간이 맞지 않아 기대했던 낙조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데로 지난해 건립되었다는 전망대에서 함평만 일대와 무안 해제반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었다.
/김대성기자 bigkim@kwangju.co.kr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