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홍지∼매동간 농·어촌도로(201호선)를 개설했으나 ‘반쪽도로’에 불과해 제구실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함평군은 16억7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동면 강운리 홍지마을과 상옥리 매동마을간 농·어촌도로 확·포장공사를 2009년 3월 발주해 2년만인 지난 3월 개설했다.

하지만 폭 8m의 이 도로는 총길이 1.7km가운데 중간 440여m가 미개설 상태여서 전혀 이용할 수 없어 열악한 군 재정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군은 6억여원의 예산부족과 모 사찰의 반대로 도로를 연결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농·어촌 도로정비법’에 의하면 도로정비의 주된 목적으로 ▲주민들의 원활한 농산물 수송과 주민소득 증대 기여 ▲세수(稅收)증대 ▲지역균형 개발 및 경제활성화 도모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개설된 지 9개월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중간이 끊겨 있어 차량통행과 주민들의 이용이 전무하다.

특히 강운리 홍지에서 진입하는 한쪽 구간(500m)은 보도블록 인도까지 설치돼 있지만 현재 잡초만 무성한 상태이다. 또한 도로 중간에는 10여 개의 가로등까지 설치돼 막대한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함평군에는 비좁고 시급하게 정비할 마을진입로와 도로가 상당수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7월에 실시한 민선 5기 읍·면별 군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안길포장과 도로정비 등을 요구했으나, 군은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검토해보겠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군민 A씨는 “도로를 개설할 때에는 타당성 검토를 통해 꼭 필요한 사업을 우선 선정해 사업이 이뤄져야 하고 지역주민 소득증대와 직결돼야 한다”며 “시설이나 통행이 없는 곳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로만 개설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혈세 낭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함평군 관계자는 “앞으로 잔여구간 토지소유자들을 면담해 사업필요성을 설명하고 조속히 예산을 확보해 매동마을까지 연결된다면 농·어촌도로의 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고 해명했다.

/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