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오디(뽕나무 열매) 수확철을 맞은 가운데 광주 광산구와 함평 등 일부지역 오디 재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주잔버섯속 일종인 ‘균핵(菌核)’이 번져 오디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거나 아예 수확조차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0일 농협 광주지역본부와 본량농협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본량·삼도·평동지역 오디재배 지역에 균핵병이 번져 오디 생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량지역의 경우 46 농가가 11ha에서 오디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뽕나무를 심어 2010년 첫 수확을 해 3억원을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균핵병이 발생해 수익이 1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재배면적의 50% 정도는 피해가 극심해 수확을 포기했다. 나머지는 2차 분에서 3분의 1 정도를 수확해 수익역시 1000만원 정도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균핵병 피해는 재래종보다 오디재배를 위해 육성된 개량종 뽕나무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본량농협 관계자는 “오디 꽃이 피는 4월에 비가 많이 와 습하고, 저온현상으로 곰팡이 포자가 증식하며 피해범위가 확산됐다”며 “아직 균핵병 예방법이나 친환경 제제 등이 개발되지 않아 농가에서 전혀 손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오디 균핵병은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아닌데다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도 아니어서 농가들은 보상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함평군 나산면 수상리 월현마을 역시 올해 오디 균핵병이 번져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현마을은 20여 농가가 10ha 면적에서 뽕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100여 년 전통의 ‘뽕나무 마을’이다.

안현순(58) 이장은 “전에 없던 균핵병이 지난해부터 심해져 친환경 인증을 받아 제대로 방제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오디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