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왕의 부인인 허왕후의 출신지에 대해서는 학설이 분분하다.

실제 ‘아유타’와 흡사한 발음의 지명은 인도에만 세 곳이 있다. 아요디아(Ayodhya)는 ‘싸움이 없는 곳’이라는 뜻의 산스끄리뜨어로, 당시 발음도 ‘아요다’다. 아유타와 가장 발음이 비슷하다. 하지만 인도 남동부 타밀주에도 ‘아요디야 쿠빰’이라는 곳이 있다. 혹자는 인도 남부지방 언어인 타밀어와 우리말에 비슷한 단어가 많다며 아요디야 쿠빰을 아유타로 주장한다. 벵갈주와 근접한 방글라데시에도 아요디아(현지 발음은 아조다)가 존재한다.

여기에 허왕후를 언급한 삼국유사 가락국기에서 허왕후가 가져온 물건들이 중국식 이름으로 표현된 것을 들어 ‘아요디아가 망한 뒤 중국 쓰촨성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아예 김수로왕과 허왕후 모두 중국전한제국을 멸망시킨 왕망의 후예라는 말도 있다.

이처럼 분분한 ‘출신지 논란’에 대해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2006년 펴낸 책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를 통해 설화의 확대 재생산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8세기 무렵 김유신 가문의 후예들이 편찬한 것으로 보이는 ‘개황력’을 시작으로 ‘가락국기’(1076년·고려 문종조), ‘삼국유사 가락국기’(1281년·일연)로 전승되면서 변모를 거듭했고, 후대에 이르러 ‘설’을 현대적으로 찾다 보니 출신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는 것.

하지만 과학적인 재단보다 ‘재밌는 이야기’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2010년 역사교과서바로세우기본부는 허왕후 스토리텔링 모집사업에 나섰었고, 지난해 부산시는 ‘허왕후 신행길’을 만들었다.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