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신화에서 세상을 유지하는 신인 비쉬누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나 악을 처단했다. 멧돼지 바라하와 난쟁이 바마나도 비쉬누의 대표적인 아바따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멧돼지 바라하

멧돼지 바라하(Varaha)는 히란야크샤라는 악마를 물리치기 위한 비쉬누의 세 번째 아바따이다.

오래전 히란야크샤는 고행 끝에 브라흐마에게서 자신이 이름을 거명한 신과 인간, 동물이 자신을 죽이지 못한다는 은총을 받았다. 하지만 히란야크샤는 거명할 때 실수로 멧돼지를 빠뜨렸다.

강력한 힘을 얻은 그는 곧 오만해졌다. 브라흐마가 잠든 사이 대지를 바다 밑에 가라앉혀버렸고, 신들의 세상마저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브라흐마는 비쉬누에게 도움을 청했다. 비쉬누는 곧 큰 멧돼지 바라하로 변신해 바다에 뛰어들었고, 잠긴 대지를 물고 올라왔다. 히란야크샤가 이를 막으려 하면서 둘 사이엔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불사신의 능력을 가진 히란야크샤는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덤볐지만 바라하의 송곳니는 히란야크샤의 목에 깊숙이 박혀 그의 목숨을 끊었다.

비쉬누는 건져 올린 육지에 산과 계곡을 만들고, 현재의 7개 대륙으로 만들었다.

▲난쟁이 바마나

악마 발리는 신들에게 극진한 희생제를 지내며 결국 엄청난 힘을 지니게 됐다. 강한 힘으로 악마들의 왕이 된 그는 하늘과 땅 모두를 지배하게 됐다. 발리에게 하늘을 빼앗긴 하늘의 신 인드라는 비쉬누에게 청을 했다. 비쉬누는 인드라의 어머니인 아디띠의 아들 난쟁이 바마나(Vamana)로 다시 태어났다.

발리는 바마나의 키를 보고 비웃었다. 그러자 바마나는 발리에게 ‘세 걸음의 땅을 주라’고 간청했다. 발리가 쉽게 허락하자 바마나는 엄청나게 몸집을 키웠다. 그가 세 발걸음을 걸었는데 발을 한번 옮기자 대지 전부를 밟았고, 두 번째 발걸음은 하늘을 넘었다. 마지막 발을 어디로 옮길까 발리에게 묻자 자신의 교만함을 깨우친 발리는 머리를 밟아주라고 요청했다. 바마나는 발리의 머리를 밟아 지하로 밀어넣었다.

/카주라호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