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원하려 환생한 신의 분신 … ‘아바타’ 문화의 원형
2013년 03월 18일(월) 00:00 가가
[3부 인도편] '화신론'
“신은 항상 주변에 존재한다” 힌두교 특유의 믿음
비쉬누의 아바타, 사람·동물로 수만개 신화서 활약
“신은 항상 주변에 존재한다” 힌두교 특유의 믿음
비쉬누의 아바타, 사람·동물로 수만개 신화서 활약
인도 샨띠니께딴에서 연중 가장 큰 축제인 ‘뽀쉬멜라’(Poush Mela)를 앞두고 주민들이 시인 라빈드라나뜨 따고르를 찬양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이 위대한 시인이 비쉬누신의 화신(化身)이라고 주장할 만큼 추앙한다. /인도 샨띠니께딴=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따고르가 비쉬누의 아바따는 아닐까요?”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인이자 학자로 유명한 라빈드라나뜨 따고르(1861∼1941). 그가 대학을 세운 인도 북부의 작은 도시 샨띠니께딴의 몇 몇 주민들은 이 위대한 시인이 신의 현현(顯現)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따고르가 힌두교에서 세상을 유지할 의무를 가진 비쉬누(Vishnu)신의 아바따(Avatar)라는 것이다. 실제로 샨띠니께딴 곳곳의 힌두사원 입구에는 따고르의 동상이 황금칠이 된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12월께 열리는 샨띠니께딴의 가장 큰 축제 ‘뽀쉬멜라’(Poush Mela)에서도 따고르의 사진과 조각상은 힌두신들과 위치를 나란히 하며 숭배에 가까운 추앙을 받고 있었다.
성인의 반열에 오르면 그가 곧 신으로 추앙받는 힌두교의 단적인 모습이다.
주민들의 의견에 사브즈꼴리 센 비슈와바라띠 철학과 교수는 단번에 ‘나’(Nha, 벵갈리어로 아니다는 뜻)라고 말하며 “비쉬누의 아바따는 10명이고,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고르에 대한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신성을 모독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아바따 문화는 인도인의 삶과 밀접하다. 곧잘 해외토픽에 등장하는, 꼬리가 달린 채 태어난 아기나 팔이 여러개인 아이를 두고 신의 환생이라며 떠받드는 모습은 신은 항상 필요한 모습으로 주변에 존재한다는 힌두교 특유의 믿음 때문이다.
‘아바따’라는 단어는 지난 2009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할리우드 영화 제목인 동시에 온라인에서 자신을 대변하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이 단어가 인도신화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산스끄리뜨어로 ‘화신’(化身)을 뜻하는데, ‘아래로 내려온다’는 의미도 있다.
수 만여 개의 인도신화는 이 신의 아바따가 주인공이 돼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라마야나(Ramayana)의 주인공인 라마도 익히 알려진 것처럼 힌두교의 3대 신 가운데 하나인 비쉬누(Vishnu)의 7번째 아바따이다.
3대 신 가운데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나 파괴의 신 쉬바(Shiva)에게도 아바따가 있지만 화신론과 가장 밀접한 신은 비쉬누이다. 센 교수의 말처럼 10명의 아바따가 존재하고, 심지어 이 10명엔 부처가 9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센 교수는 “힌두교에서 신은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고, 본성을 우리가 알기 쉽게 이미지화한 것”이라며 “다양한 신의 변형이 아바따로 구체화되면서 기존에 없던 다른 것과도 거리낌없이 섞인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불교의 원형이 힌두신의 한 모습이 됐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쉬누의 아바따는 신화에 나온 순서대로 ▲물고기 마츠야 ▲거북이 꾸르마 ▲멧돼지 바라하 ▲사자인간 나라싱하 ▲난쟁이 바마나 ▲도끼를 든 무사 파라수라마 ▲라마야나의 주인공 라마 ▲끄리슈나 ▲붓다 ▲미래의 신 깔끼로 구분된다. 비쉬누는 세상을 유지하는 신으로 설명되는 데, 비쉬누의 아바따들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할 힘이 등장할 때 인간이나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라마야나에서 라마가 태어난 이유는 악마 라바나를 처단하기 위한 것이고, 라바나는 신이 죽일 수 없기에 비쉬누가 라마라는 인간으로 태어난 것처럼, 여타 아바따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신화를 만들어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재숙 인도어과 교수는 “아바따로 불리는 변형의 개념은 이미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나 영화의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인 나비족의 피부색과 외모가 힌두신화에서 ‘검푸른 피부색’으로 묘사되는 라마와 끄리슈나를 연상하게 하는 것처럼 대중문화에서도 재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인이자 학자로 유명한 라빈드라나뜨 따고르(1861∼1941). 그가 대학을 세운 인도 북부의 작은 도시 샨띠니께딴의 몇 몇 주민들은 이 위대한 시인이 신의 현현(顯現)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따고르가 힌두교에서 세상을 유지할 의무를 가진 비쉬누(Vishnu)신의 아바따(Avatar)라는 것이다. 실제로 샨띠니께딴 곳곳의 힌두사원 입구에는 따고르의 동상이 황금칠이 된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성인의 반열에 오르면 그가 곧 신으로 추앙받는 힌두교의 단적인 모습이다.
주민들의 의견에 사브즈꼴리 센 비슈와바라띠 철학과 교수는 단번에 ‘나’(Nha, 벵갈리어로 아니다는 뜻)라고 말하며 “비쉬누의 아바따는 10명이고,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따고르에 대한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신성을 모독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아바따’라는 단어는 지난 2009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할리우드 영화 제목인 동시에 온라인에서 자신을 대변하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이 단어가 인도신화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산스끄리뜨어로 ‘화신’(化身)을 뜻하는데, ‘아래로 내려온다’는 의미도 있다.
3대 신 가운데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나 파괴의 신 쉬바(Shiva)에게도 아바따가 있지만 화신론과 가장 밀접한 신은 비쉬누이다. 센 교수의 말처럼 10명의 아바따가 존재하고, 심지어 이 10명엔 부처가 9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센 교수는 “힌두교에서 신은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고, 본성을 우리가 알기 쉽게 이미지화한 것”이라며 “다양한 신의 변형이 아바따로 구체화되면서 기존에 없던 다른 것과도 거리낌없이 섞인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불교의 원형이 힌두신의 한 모습이 됐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쉬누의 아바따는 신화에 나온 순서대로 ▲물고기 마츠야 ▲거북이 꾸르마 ▲멧돼지 바라하 ▲사자인간 나라싱하 ▲난쟁이 바마나 ▲도끼를 든 무사 파라수라마 ▲라마야나의 주인공 라마 ▲끄리슈나 ▲붓다 ▲미래의 신 깔끼로 구분된다. 비쉬누는 세상을 유지하는 신으로 설명되는 데, 비쉬누의 아바따들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할 힘이 등장할 때 인간이나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라마야나에서 라마가 태어난 이유는 악마 라바나를 처단하기 위한 것이고, 라바나는 신이 죽일 수 없기에 비쉬누가 라마라는 인간으로 태어난 것처럼, 여타 아바따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신화를 만들어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재숙 인도어과 교수는 “아바따로 불리는 변형의 개념은 이미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나 영화의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인 나비족의 피부색과 외모가 힌두신화에서 ‘검푸른 피부색’으로 묘사되는 라마와 끄리슈나를 연상하게 하는 것처럼 대중문화에서도 재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