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열린 법정’을 마치고
2013년 05월 06일(월) 00:00 가가
광주지방법원 제3민사부(부장판사 송기석)가 지난 30일 오전 재판을 광주지방법원 법정이 아닌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모의법정에서 진행했다. 공감과 소통이 시대의 중요한 흐름인 상황에서 사법부는 국민에 대한 신뢰회복과 원활한 소통, 사법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골마을이나 사건 현장에 직접 찾아가 재판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법정’을 시도하고 있다. 광주지법에서도 이러한 사법부의 노력에 부응하고 실무교육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전남대 로스쿨에 찾아가 앞으로 법조계를 이끌어나갈 예비 법조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캠퍼스 열린 법정’을 진행한 것이다.
판사인 필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재판은 당연히 법정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가 법정이 아닌 공간에서 재판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신선하고 법원이 친밀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었고, ‘찾아가는 법정’의 법적 근거를 궁금해 하기도 했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개정의 장소에 대해 “법원장은 필요에 따라 법원 외의 장소에서 개정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로스쿨 등에서의 법정 개정이 가능하게 돼 있다.
예비 법조인들에게 재판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레는 마음과 실무교육을 지원하는 뜻 깊은 자리이기에 재판부도 미리 원·피고 소송대리인들과 의견교환 및 쟁점정리를 했고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사안의 쟁점과 관련 법리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필자는 전남대 법대를 졸업해 10여년 만에 모교에 찾아가게 돼 감회가 새로웠고 교수님들과 후배들 앞에서 재판 실무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었다.
로스쿨 학생들은 실제 재판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재판부를 응시하고 소송대리인들의 주장과 반박을 진지하고 주의 깊게 듣는 모습이었다. ‘찾아가는 법정’에서 진행된 사건의 쟁점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성립 여부였는데, 사안이 조금 어려워서 흥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재판과정을 지켜 본 학생들은 “법정지상권에 대해 평소 어렵게 생각했었는데 재판 진행과정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판과정에서 쌍방 대리인들의 주장과 반박을 지켜보면서 강의를 통해 배운 이론이 실제 법정에서는 어떠한 과정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돼 교육적 효과도 매우 높은 것으로 느껴졌다.
이날 재판은 관련 법리, 사안의 개요, 당사자의 주장, 쟁점 설명,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 최종변론의 순서로 1시간 20분 정도 변론이 진행되었고, 재판을 마친 이후에는 30분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이 재판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안의 쟁점이나 증거의 신빙성 또는 효율적인 증거방법과 관련한 심도있는 질의가 계속 이어졌다. 학생들의 질문 중에는 “재판부에서는 소송대리인이 제시한 증거 중 어떤 증거를 보고 훅 갔느냐?”라며 재판부의 의중을 떠보는 참신한 질문도 있었다.
전남대 로스쿨 원장님과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실무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은데 법원에서 학교까지 찾아와 재판을 실제로 방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리고 ‘찾아가는 법정’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다. 미국 주대법원이나 항소법원 등은 실무교육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로스쿨에서 재판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법부도 ‘찾아가는 법정’에 대해 여러가지 형태를 고민하고 시도해 예비 법조인의 실무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신뢰를 얻고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으로 일반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찾아가는 법정’을 준비하면서 부담감도 없지 않았지만 법정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재판을 할 때에는 간과하기 쉬운 투명한 재판과 공개 재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고, 재판부 구성원과 소송대리인들의 협조, 상호작용이 있어야 재판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법원으로 돌아오면서 ‘찾아가는 법정’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만큼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직접 찾아오는 당사자들과의 소통과 배려를 위한 노력을 잊지 말고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봄볕이 완연한 4월 마지막 날 젊음과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에서 열린 법정은 웃음과 활기가 있었다. 실무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캠퍼스에 간 재판부는 오히려 학생들의 열정과 희망찬 기운을 마음속에 담아 올 수 있었다.
/강애란 광주지법 제3민사부 판사
이날 재판은 관련 법리, 사안의 개요, 당사자의 주장, 쟁점 설명,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 최종변론의 순서로 1시간 20분 정도 변론이 진행되었고, 재판을 마친 이후에는 30분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이 재판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안의 쟁점이나 증거의 신빙성 또는 효율적인 증거방법과 관련한 심도있는 질의가 계속 이어졌다. 학생들의 질문 중에는 “재판부에서는 소송대리인이 제시한 증거 중 어떤 증거를 보고 훅 갔느냐?”라며 재판부의 의중을 떠보는 참신한 질문도 있었다.
전남대 로스쿨 원장님과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실무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은데 법원에서 학교까지 찾아와 재판을 실제로 방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리고 ‘찾아가는 법정’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다. 미국 주대법원이나 항소법원 등은 실무교육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로스쿨에서 재판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법부도 ‘찾아가는 법정’에 대해 여러가지 형태를 고민하고 시도해 예비 법조인의 실무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신뢰를 얻고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으로 일반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찾아가는 법정’을 준비하면서 부담감도 없지 않았지만 법정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재판을 할 때에는 간과하기 쉬운 투명한 재판과 공개 재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고, 재판부 구성원과 소송대리인들의 협조, 상호작용이 있어야 재판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법원으로 돌아오면서 ‘찾아가는 법정’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만큼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직접 찾아오는 당사자들과의 소통과 배려를 위한 노력을 잊지 말고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봄볕이 완연한 4월 마지막 날 젊음과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에서 열린 법정은 웃음과 활기가 있었다. 실무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캠퍼스에 간 재판부는 오히려 학생들의 열정과 희망찬 기운을 마음속에 담아 올 수 있었다.
/강애란 광주지법 제3민사부 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