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평가 후일담
2013년 12월 16일(월) 00:00 가가
김 상 훈
변호사
변호사
광주지방변호사회는 2011년부터 매년 광주·전남 관내 법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왔고 올해가 3년째에 이른다. 우리 변호사회는 위 법관 평가를 위한 질문표 작성, 평가 기준 확정, 참여율 제고를 위한 기획, 취합된 평가표에 따른 해당 법관 선정 등을 위해, 교수님 2명을 포함한 20명 위원으로 구성된 법관평가특별위원회를 조직했고, 필자는 2013년 위 법관평가 특위의 간사로 일했기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2013년 법관평가는 평가 기간을 매년 1월 1일에서 12월 31일로 하던 것을 2012년 12월 1일부터 2013년 11월 29일로 변경하고 평가결과를 이달 중순경까지 대법원에 송부함으로써, 대법원의 법관 신년인사에 실질적인 참조가 가능하도록 여유를 두었다. 또 선정 대상에 있어서도 과거 우수친절법관만을 발표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하위법관까지 집계하기로 하였다. 다만 특위의 결의로, 우수친절법관과는 달리 하위법관은 실명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특위에서 마련한 법관평가 질문표는 공정, 품위와 친절, 직무성실성이란 큰 분류 아래 자의적 차별 여부, 결과에 관한 예단, 자백 또는 조정의 강요, 신청 및 변론에 대한 제한(공정), 고압적인 말투, 절차에 관한 설명, 시차제 등 재판 진행 태도(품위와 친절), 사건기록에 관한 이해 및 장악력, 소송 지휘의 적절성, 판결문의 논리성(직무성실성) 등 10개 항의 구체적 질문을 담고 있다. 평가 점수는 각 항목당 10부터 2까지 5단계로 구성되어, 100점 만점에 최하는 20점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그리고 비교적 낮은 평가를 하려면 구체적 사례 및 의견을 기재하게 함으로써 평가의 객관성을 도모하고, 평가의 신빙성과 합리성을 담보하였다.
광주·목포·순천·해남·장흥 변호사 총 295명 중 이번 법관 평가에 참여한 변호사는 107명이고, 취합된 평가표는 726표였다. 이번 법관 평가의 참여율은 36.27%로서, 2012년 24.25%, 2011년 9.45%에 비해 현저한 증가를 보여 주었다. 취합 건수도 2012년 406표, 2011년 149표에 비해 폭증하였다. 변호사 중에는 85표를 행사한 분도 있지만, 대체로 변호사 1명이 6.79표를 행사한 셈이다.
법관들 입장에서 보면, 광주·전남 관내 법관 150명 중 115명이 평가를 받았다. 1표라도 평가를 받은 법관이 115명이라는 뜻이다. 115명 법관 중 28표의 평가를 받은 경우가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경우다. 5표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이 48명(595표), 7표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이 39명(544표), 10표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이 32명(493표), 12표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이 25명(422표), 15표 이상을 받은 법관이 16명(304표)이었다.
위와 같은 자료를 토대로 법관평가 특위는 지난 12월 2일 2시간 이상의 격론을 걸쳐 우수친절법관 5명, 하위법관 3명을 선정하게 되었다. 특위에서 주요 쟁점은, 선정의 커트라인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였다. 되도록 다득표 법관만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평가의 신뢰수준을 높일 것인가, 되도록 다수 법관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변호사 입장에서 사표(死票), 법관 입장에서 후보 탈락을 방지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특위 논의 결과 위 양 이념의 조화와 중용으로써, 10매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을 대상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그에 따라 위 8명의 법관이 선정된 것이다. 위 기준에 따를 때, 최고 점수는 98.91점이었고, 최하 점수는 75.65점이었으며, 평균은 94.06점이었다. 위 기준과 무관한 115명 법관 전체의 평균은 92.27점이었고, 최하 점수는 71.00점이었다.
이번 법관평가 결과를 직접 취합하고 그 기준을 설정하면서 느낀 단어가 있다면 집단지성(集團知性)이다. 한 사람이 여럿을 평가하거나, 여러 사람이 하나를 평가하는 것에는 체계적 오류가 있게 마련일 것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여러 사안을 평가하고 이를 종합하게 되면, 그 결과에는 일정한 규칙과 질서가 보이고 최소한 상대적인 우열은 정해지는 것 같다. 개인을 넘어 집단을 구성하고 그 속에서 소통을 하게 되면 체계적 오진(誤謬)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변호사가 감히 법관을 평가한다는 발상이 낯설 수 있겠다. 그것이 아니라도 누구로부터 평가를 당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준에 따라 후보자가 변경되고 그 당락이 좌우되므로, 어찌 보면 그 평가는 자의적인 측면이 있고 최소한 상대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평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평가를 통해 얻을 것은 현재에 관한 객관화, 미래를 위한 성찰이라고 본다. 이번 법관평가도 우리 법원이 능력과 인품으로 일반 시민을 압도함으로써, 신뢰받는 사법, 존경받는 법조가 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위에서 마련한 법관평가 질문표는 공정, 품위와 친절, 직무성실성이란 큰 분류 아래 자의적 차별 여부, 결과에 관한 예단, 자백 또는 조정의 강요, 신청 및 변론에 대한 제한(공정), 고압적인 말투, 절차에 관한 설명, 시차제 등 재판 진행 태도(품위와 친절), 사건기록에 관한 이해 및 장악력, 소송 지휘의 적절성, 판결문의 논리성(직무성실성) 등 10개 항의 구체적 질문을 담고 있다. 평가 점수는 각 항목당 10부터 2까지 5단계로 구성되어, 100점 만점에 최하는 20점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그리고 비교적 낮은 평가를 하려면 구체적 사례 및 의견을 기재하게 함으로써 평가의 객관성을 도모하고, 평가의 신빙성과 합리성을 담보하였다.
위와 같은 자료를 토대로 법관평가 특위는 지난 12월 2일 2시간 이상의 격론을 걸쳐 우수친절법관 5명, 하위법관 3명을 선정하게 되었다. 특위에서 주요 쟁점은, 선정의 커트라인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였다. 되도록 다득표 법관만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평가의 신뢰수준을 높일 것인가, 되도록 다수 법관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변호사 입장에서 사표(死票), 법관 입장에서 후보 탈락을 방지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특위 논의 결과 위 양 이념의 조화와 중용으로써, 10매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을 대상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그에 따라 위 8명의 법관이 선정된 것이다. 위 기준에 따를 때, 최고 점수는 98.91점이었고, 최하 점수는 75.65점이었으며, 평균은 94.06점이었다. 위 기준과 무관한 115명 법관 전체의 평균은 92.27점이었고, 최하 점수는 71.00점이었다.
이번 법관평가 결과를 직접 취합하고 그 기준을 설정하면서 느낀 단어가 있다면 집단지성(集團知性)이다. 한 사람이 여럿을 평가하거나, 여러 사람이 하나를 평가하는 것에는 체계적 오류가 있게 마련일 것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여러 사안을 평가하고 이를 종합하게 되면, 그 결과에는 일정한 규칙과 질서가 보이고 최소한 상대적인 우열은 정해지는 것 같다. 개인을 넘어 집단을 구성하고 그 속에서 소통을 하게 되면 체계적 오진(誤謬)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변호사가 감히 법관을 평가한다는 발상이 낯설 수 있겠다. 그것이 아니라도 누구로부터 평가를 당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준에 따라 후보자가 변경되고 그 당락이 좌우되므로, 어찌 보면 그 평가는 자의적인 측면이 있고 최소한 상대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평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평가를 통해 얻을 것은 현재에 관한 객관화, 미래를 위한 성찰이라고 본다. 이번 법관평가도 우리 법원이 능력과 인품으로 일반 시민을 압도함으로써, 신뢰받는 사법, 존경받는 법조가 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