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제목에 이끌려 호기심에 봤던 영화가 ‘친절한 금자씨’였다. 주인공인 이금자가 살인 누명을 쓰고 13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하여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여주인공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여주인공이 복수에 성공하기를 내심 바랐던 기억이 있다.

최근 범죄 신고에 대한 일종의 앙갚음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식당에서 소란을 피우는 손님을 신고한 식당 주인을 찾아가 폭행하고, 합의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 피해자에게 피 묻은 토끼인형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앙갚음을 한 사람들이 단순히 ‘복수’를 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이들의 행동은 다름 아닌 ‘범죄’이기 때문이다. 즉, 현실에서의 ‘복수’는 ‘보복범죄’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1항에 의하면 보복범죄는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고소·고발 등 수사단서의 제공, 진술, 증언 또는 자료 제출에 대한 보복의 목적으로 저지른 살인, 상해, 폭행, 협박 등의 범죄’를 말한다. 그리고 ‘피해자 등으로 하여금 고소, 고발을 취소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진술, 증언하게 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보복범죄’로 함께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를 찾아가 합의를 요청하면서 피해자에게 ‘합의를 해주지 않을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라고 말을 한다면 ‘보복범죄’에 해당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 같은 보복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피해자를 폭행한 경우 그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한 경우는 가중처벌되어 1년 이상 3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에서 정한 각 범죄유형별 양형기준을 살펴보면, 피해자에 대한 보복에서 범행을 저지른 경우, 이를 가중요소인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가 있는 경우로 정하고 있어 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검찰은 2013년 7월부터 보복범죄 중 수사 직후 또는 석방 직후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하고, 양형기준상 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보복범죄 대처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보복범죄에 관하여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은 보복범죄의 피해자가 직접적인 피해자 및 그 가족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복범죄는 형사사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로서 그로 인한 피해자는 가해자를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이다. 따라서, 보복범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중대범죄’이다.

영화 주인공과 같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다르다. 현실에서의 ‘복수’는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에게도 친절하지 않는 ‘범죄’일 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