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광주지방법원 판사]열정페이와 신상필벌(信賞必罰)
2016년 10월 17일(월) 00:00 가가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예전보다 살기가 팍팍하다고들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탓인지 대한민국의 어려운 현실을 일컫는 용어들이 부쩍 많아지는 것 같다. 필자에게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신조어 중 ‘열정페이’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다.
‘열정페이’는 무급 또는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이다. 특히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어려운 취업 현실을 이용하여 일부 기업들(취업준비생들이 취직하고 싶어하는 소위 좋은 직장들)에서 정직원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에 인턴으로 채용한 후 인턴기간이 만료되면 정직원으로 채용하지 않는 행태 등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한 상황(고학력·고스펙자들도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을 악용하는 것으로, 결국 그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최근 법조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아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일 뿐이다.
열정페이 이외에 ‘신상필벌’이라는 용어에도 많은 관심이 간다. 열정페이와 달리 신상필벌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던 용어로 상을 줄 만한 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을 받아야 할 죄가 있는 자에게 반드시 벌을 준다는 의미로, 상과 벌을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신상필벌의 중요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인물은 여러 명이 있겠지만,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한 인물 중에는 이순신 장군을 꼽을 수 있겠다. 역사서에 기록된 이순신 장군은 상을 내리고 벌을 집행함에 있어 매우 엄격하였는데, 얼마나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였는지, 임진왜란 기간 중 이순신 장군이 직접 지휘한 해전에서 전사한 장병의 숫자보다 이순신 장군에 의하여 군법 위반 등으로 사형당한 장병의 숫자가 더 많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역사학자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단순히 형벌만 엄격하게 집행한 것이 아니었다. 비록 작은 공이라도 공을 세운 자가 있으면 신분이나 지위를 따지지 않고, 심지어 병졸이 아닌 백성이나 노비라고 하더라도 이를 일일이 조정에 올리는 보고서에 기록하여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이순신 장군이 신상필벌을 실천한 결과 장병들은 이순신 장군을 믿고 존경하였으며, 진심으로 따랐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였다.
이로 인하여(물론 신상필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장병들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한민족의 역사상 최강의 해군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요즘처럼 삶이 팍팍한 상황이라면, 신상필벌과 관련하여 충고와 조언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벌보다는 상을 더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열정페이와 신상필벌이라는 두 용어를 소개한 것은 얼핏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용어가 서로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서이다. 열정페이는 취업난을 보여주는 한편,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고, 신상필벌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열정페이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한민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경제성장이 둔화되어 저성장의 깊은 늪으로 빠지고 있는 요즘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열정페이의 문제는 일부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산업화 사회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곳곳에서 국민들에게 일종의 미덕의 하나로 요구되었고,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 상당한 정당성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도 더는 오늘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가 아닌 세계의 여러 나라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앞서 본 역사적인 사례까지 가지 않더라도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고, 자신의 노력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 사는 구성원들에게 열정만을 앞세울 수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열정이 지속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좀 더 활기차고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열정페이의 문제에 관하여 더욱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법조계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과연 판사, 검사, 변호사 기타 법조의 여러 영역에 진출하여 있는 법조인들이 자신의 노력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지 아니면 열정페이를 요구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살펴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열정페이’는 무급 또는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이다. 특히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어려운 취업 현실을 이용하여 일부 기업들(취업준비생들이 취직하고 싶어하는 소위 좋은 직장들)에서 정직원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에 인턴으로 채용한 후 인턴기간이 만료되면 정직원으로 채용하지 않는 행태 등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한 상황(고학력·고스펙자들도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을 악용하는 것으로, 결국 그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열정페이 이외에 ‘신상필벌’이라는 용어에도 많은 관심이 간다. 열정페이와 달리 신상필벌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던 용어로 상을 줄 만한 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을 받아야 할 죄가 있는 자에게 반드시 벌을 준다는 의미로, 상과 벌을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이순신 장군이 신상필벌을 실천한 결과 장병들은 이순신 장군을 믿고 존경하였으며, 진심으로 따랐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였다.
이로 인하여(물론 신상필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장병들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한민족의 역사상 최강의 해군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요즘처럼 삶이 팍팍한 상황이라면, 신상필벌과 관련하여 충고와 조언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벌보다는 상을 더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열정페이와 신상필벌이라는 두 용어를 소개한 것은 얼핏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용어가 서로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서이다. 열정페이는 취업난을 보여주는 한편,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고, 신상필벌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열정페이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한민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경제성장이 둔화되어 저성장의 깊은 늪으로 빠지고 있는 요즘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열정페이의 문제는 일부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산업화 사회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의 곳곳에서 국민들에게 일종의 미덕의 하나로 요구되었고,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 상당한 정당성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도 더는 오늘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가 아닌 세계의 여러 나라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앞서 본 역사적인 사례까지 가지 않더라도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고, 자신의 노력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 사는 구성원들에게 열정만을 앞세울 수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열정이 지속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좀 더 활기차고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열정페이의 문제에 관하여 더욱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법조계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과연 판사, 검사, 변호사 기타 법조의 여러 영역에 진출하여 있는 법조인들이 자신의 노력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지 아니면 열정페이를 요구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살펴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