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기존의 유달경기장을 철거하고 새로운 종합경기장 신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소 500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재원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5일 목포시에 따르면 유달경기장이 지난 1987년 준공된 이후 30년이 경과해 각종 시설물이 낡고 노후화돼 전국 규모 대회 개최가 어렵고 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을 받아 기존 경기장을 철거하고 종합경기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오는 2022년 전국체전 개최지로 목포시를 비롯한 전남 서남권이 유력해지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목포시는 종합경기장 신축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최근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종합경기장 대상 부지로 현재 실내체육관 인근 2곳과 옥암동 대학부지, 목포IC 인근 월산마을, 실내체육관 저수지 아래 등 5곳이 제시됐다.

이날 용역사는 옥암동 대학부지와 대양동 월산마을을 최적의 후보지로 꼽았으나 토론 끝에 실내체육관 궁도장 인근(상동 산 34번지 일원)과 옥암동 대학부지(옥암동 1382번지 일원)가 최종 검토대상 후보지로 결정됐다.

실내체육관 궁도장 인근은 주변에 실내체육관을 비롯해 수영장, 국제 축구센터 등 체육 관련 시설이 집적화 돼 있는 게 장점인 반면 산을 절개해야 하는 등 과다한 토목공사비 소요가 단점이다.

또 옥암동 대학부지는 이미 기반 조성이 돼있을 뿐만 아니라 경관이나 접근성이 뛰어나고 종합경기장의 사후 활용이 우수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에 반해 금싸라기 땅 6만6000㎡∼10만여㎡을 체육시설로 활용하기에는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지고, 경기장 건설시 총 높이의 3분의 1가량이 지하로 들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영산강과 맞닿아 있어 방수와 습기 등의 문제에 노출될 수 있는 데다가 매립지라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전국체전 개최를 위해서는 관람석 1만5000석 규모의 경기장 신축이 필요하지만, 이 경우 공사비가 최소 500억에서 최대 1500억까지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재원마련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목포시는 현재의 유달경기장을 철거하고 이 부지를 2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한 뒤 매각해 재원을 조달할 방침이었다.

목포시와 부동산 업계는 공시지가 등을 고려할 때 용도변경 후 매매가를 3.3㎡당 120만원대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유달경기장 부지 6만7582㎡의 매각대금은 240억원에 달하지만 철거와 폐기물 처리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목포시가 얻을 수 있는 매각대금은 2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소 규모로 종합경기장을 신축한다 해도 나머지 300억원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목포시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수백억에 달하는 예산 반영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당장 1년 후에 지방선거까지 겹쳐 있고, 국비 지원을 받는다 해도 2019년도 예산안에나 반영이 가능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목포시와 시의회 안팎에서는 차라리 전남도 차원에서 종합경기장 신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최홍림 목포시의회 의원은 “목포 종합경기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지만 사업 규모를 볼 때 목포시 보다는 전남도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조성 부지도 꼭 목포시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남악이나 임성 등 무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시 한 고위 관계자는 “남악·옥암 택지 개발 당시 지구단위계획에 종합경기장이 반영됐으나 갑자기 사라졌다”며 “목포시가 옥암 대학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전남도에서 경기장을 신축하는 방안도 실현 가능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달경기장 이전 사업 타당성 최종 용역결과는 8월 중순 나올 예정이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