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에 눈을 뜬다. 누운 채로 해상 일출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린다. 호수처럼 잔잔한 여수 바다의 푸르름이 두 눈을 물들인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낭만의 바람결에 가슴속까지 달달해진다. 무인도 수항도가 손에 닿을 듯 가깝다. 카약을 타고 가봐야겠다.

해양레저체험과 농촌체험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섬 캠핑을 원한다면 여수 금오도 대소여 마을 캠핑장을 적극 추천한다. 비렁길로 유명한 그 금오도 맞다.

여수 신기항에서 20분이면 도착한다. 우뚝 솟은 산과 울창한 숲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금오도 나무가 조선시대 궁궐을 짓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오른편이 비렁길 가는 길이다. ‘비렁’은 ‘벼랑’의 전라도 사투리로 주민들이 걸었던 벼랑에 나 있는 길을 산책길로 조성해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푸른 바다를 끼고 아찔한 절벽 위를 걷기 위해 매년 수 십 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비렁길 반대 방향으로 가는 대소여 마을은 천혜 환경을 지니고서도 홍보가 잘 되지 않아 발걸음이 뜸한 곳이다.

60여 가구에 100여 명이 사는 대소여마을은 1879년 여수 소라면 달천 마을의 김양단이 조정의 명을 받고 금오도에 사슴사냥을 나왔다가 이 곳의 경치에 반해 정착한 뒤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버드나무숲이 있어 큰 버들개(큰 숲)와 작은 버들개 (작은 숲)로 구분돼 불리다 마을이 커진 뒤 큰 버들개는 ‘대유’, 작은 버들개는 ‘소유’라는 이름을 얻었다.

선착장에서 차로 5분여를 가다보면 캠핑장이 나타난다. 마치 동화 속 작은 무지개마을에 온 듯하다. 15년 전 폐교된 유성초등학교다. 주민들은 마을 활성화를 위해 이 폐교에 주목했다. 향일암과 각을 같이하는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전망, 맑고 깨끗한 바다, 다양한 해양레저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에 2016년 7월 캠핑장을 만들었다. 건물 벽은 색색의 페인트로 옷을 입히고 아이들이 뛰놀던 운동장엔 텐트 데크와 글램핑 등을 설치했다.

캠핑장은 마을 주민들이 결성한 영농조합법인 ‘버들인’에서 운영 중이며 가장 큰 매력은 여수 바다가 한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학교 교실을 그대로 살린 게스트하우스는 가족방, 2층 침대방, 온돌방 등 안락한 캠핑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방마다 최대 8명까지 사용 가능하며 TV·냉장고·에어컨·침구 등이 갖춰져 있다. 또 캠핑 도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글램핑 3동은 내 집처럼 편안하다.

탁 트인 바다와 함께 감성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텐트 데크는 2∼4인용에서 대형 텐트까지 설치가 가능하다. 또 쉼터데크는 지붕이 있어 비가 올 경우 텐트가 젖지 않아 이용하기 편리하다. 사이트마다 배전함을 갖춰 전기를 편리하게 쓸 수도 있다.

부대시설로는 샤워장, 취사를 할 수 있는 실내 개수실(탕비실), 바다를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옥상 매점, 금오도 해풍을 맞고 자란 방풍 잎과 방풍장아찌·매실엑기스 등을 판매하는 특산품 판매장 등이 있다.

1박 요금은 게스트 하우스·글램핑이 7∼8월 성수기 10만원(비수기 평일 6만원, 주말·휴일 9만원)이고 기준인원 외 1인당 1만원이 추가되며, 캠핑 사이트는 성수기 2만5000원∼3만5000원, 오토 캠핑장은 4만5000원이며 기준인원 외 1인당 5000원이 추가된다.

짐을 풀었다면 이제 해양레저체험을 떠나자. 심해까지 보일 정도로 맑은 바다 위에서 낚시대를 드리운다. 요즘엔 보리멸이 많이 낚인다. 갓 잡은 녀석을 재빠르게 회를 쳐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에 넣으면 신선노름이 따로 없다.

요트투어, 가두리낚시, 통발이나 이강망(썰물 때 설치해 밀물 때 들어온 고기를 가둬두는 그물) 등 어장체험도 연중 즐길 수 있다. 카약을 타고 무인도를 갈 수 있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 맑은 바닷속을 유영할 수 있는 스노클링, 체험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레저를 즐기기에 하루 해가 짧다. 또한 방풍 따기(2월∼10월), 개복숭아 따기(7월∼10월), 표고버섯 따기(10월∼11월, 2월∼3월) 등 한겨울을 제외하고 즐길 수 있는 농촌체험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농촌체험과 카약, 가두리낚시를 묶은 당일 체험, 바비큐 타임·비렁길 탐방·스노클링·생존수영 등 바다체험을 할 수 있는 1박2일 코스, 여기에 무인도 체험이 추가되는 2박3일 코스 등 일정과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해양 레저체험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장비는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식도락이 빠질 수 없다. 금오도 특산품은 전복과 해삼이다. 청정해역에서 자라 식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하다. 자연산이다 보니 전량 해녀들이 채취해 판매하고 있다. 갑오징어는 이강망으로 잡고 있다.

아침 해가 가장 먼저 찾는 곳, 제일의 비경 ‘비렁길’과 함께 할 수 있는 곳,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금오도 캠핑장. 캠핑과 해양레저, 농촌체험으로 의미 있고 다채로운 캠핑을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파주 등 전국에서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7190-1944)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 www.금오도캠핑장.com을 참고하면 된다.

/글=김지영 기자 iknai@kwangju.co.kr

/사진=김진수기자 j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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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는 길

▶ 승용차

호남고속도로→신대교차로‘여수, 목포’방면→해룡교차로‘여수세계박람회장, 여수, 율촌’방면→돌산교차로‘돌산, 향일암’방면→송시삼거리에서 ‘성두, 군내, 은적사 방면’→신기선착장

▶ 고속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여수종합버스터미널→시내버스 109, 114번 ‘신기 정류장’하차(약2시간)→신기선착장(도보6분)

▶ 열차

서울·용산역→여수엑스포역→시내버스 2,333번∼109번 환승‘신기 정류장’하차(약2시간)→신기선착장(도보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