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다’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이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하지만 눈이 가장 소중하다는 뜻일 것이다. 눈은 우리 몸 최고의 정보 수집기관이며 이러한 눈에 이상이 생겨 시력을 상실한다면, 그것은 식물인간 상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장애가 되는 것이니 눈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은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속담 속 눈 건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마음의 맑고 흐림이 자신의 눈에 나타나므로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정진하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눈을 깨끗하게 하려면 절제된 삶은 기본이며 눈 주위 위생 상태도 신경 써야 하고 다래끼가 반복된다거나 렌즈를 오래 사용하면 마음의 거울인 눈이 충혈되고 결막이 부어올라 깨끗하지 못한 상태가 계속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1970년대에는 근시 등으로 안경을 쓰는 초등학생 비율이 15% 정도였는데, 2010년대에는 53%로 늘었다고 한다. 따라서 게임, 인터넷을 하더라도 한 시간에 10분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고, TV 등을 시청할 때도 실내 조명은 적당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눈 깜짝할 사이’라는 표현은 매우 짧은 순간을 나타내는 관용구인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가 ‘눈 깜짝할 새’라는 농담이 있듯이 눈꺼풀을 한번 깜빡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0.3초 정도로 빨라 비비탄 같은 것이 날아와도 눈에 직접적인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요즘같이 스피디한 사회에서 ‘10초 라식’이라고 하여 10초 이내에 시력 교정을 이룰 수 있는 수술법이 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심봉사처럼 눈이 번쩍 뜨였다고 할 만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눈은 자주 깜빡여 주는 것이 좋은데 성인은 1분에 대략 15번 정도 깜빡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하지만 주위에서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나 게임을 하는 사람을 지켜보면 거의 눈을 깜빡이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100% 안구 건조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당한 눈 깜빡임은 눈 건강을 지키는데 무척 중요하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속담은 터무니없이 얕은 생각으로 남을 속이려고 한다는 뜻으로 친구가 두 손으로 자기 눈을 가리고 고양이처럼 아웅한다고 누가 이 친구를 고양이라고 생각하겠는가. 간혹 안과적인 주의 사항을 안 지키면서 불편하다는 환자분들이 있는데, 일례로 렌즈 착용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서 시력의 개선과 깨끗한 눈을 원한다면 이것 역시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눈엣가시’는 눈에 박힌 가시를 말하는데 눈에 가시가 박히면 얼마나 아프고 원망스럽겠는가. 이 속담은 몹시 미워 항상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응급실에 오는 안과 환자 중 많은 경우가 눈에 이물이 들어가서 내원한다. 이 경우 함부로 눈을 비비면 절대 안되고, 눈에 안약 등을 넣고 많이 깜빡여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빨리 안과 전문 병원을 찾아 원인을 제거해야 호전된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처럼 불타는 사랑을 나타내는 이 속담은 사랑에 빠지는데 있어서 눈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눈에 콩깍지가 아니라 백내장 등 질환이 생기면 세상이 흐려 보이고 물체가 틀어져 보여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할 때 위험하며, 정작 중요한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희미해진다. 이 경우 적절한 안과 치료를 받으면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다시 맑은 시야로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랑하는 딸의 웃는 모습, 나를 춤추게 하는 엔돌핀이 아닐까.

눈에 대한 많은 속담들이 있다. 대다수가 눈이 중요하다는 기본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안과 의사로서 중요한 눈을 돌보는데 책임감도 느끼지만, 건강한 눈을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