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월송마을] 다도해 풍광·솔숲 낙조 눈부신 ‘다시마 본고장’
2018년 11월 27일(화) 00:00 가가


완도는 265개 섬들이 한 폭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맑은 공기와 탁트인 바다. 월송마을은 오염되지 않은 천혜 환경을 보유한 최고의 휴식처다. /김진수 기자 jea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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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채취를 시작하는 다시마는 뜨거운 햇살과 지열을 이용해 건조한다. 이 시기의 섬은 온통 다시마로 뒤덮인 진풍경을 연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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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3백년 된 소나무 2천 그루가 1.2km 해안선을 타고 줄지어 서서 해풍을 막고 있다. 소나무 위로 달이 떠오르는 모습이 아름답다하여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됐다. |
가을 바닷바람은 가을 하늘처럼 청명하다.
완도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20분, 온 몸으로 달려드는 바람은 지친 마음을 씻어내듯 가슴 가득 청량감을 선물한다.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인 완도, 그중에서도 평안하고 아름다운 섬 평일도는 이름처럼 평화 그 자체다. 산들이 에워싸고 있는 들녘과 바다, 느리게 달려와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시간도 더디게 흐를 것만 같다. 특히 청정 해역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해 바다낚시 적지로 손꼽히며 미역·다시마 생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금일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조그만 재를 넘다보면 월송마을이 나온다. 포물선을 그리듯 마을을 감싸안은 해안선 위로 170여 가구가 바다를 굽어보며 삶터를 일궈가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다시마 양식을 주업으로 삼는다.
다시마는 11월에 씨를 뿌리고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1월까지 솎음 작업을 거쳐 6~7월에 수확한다. 이 시기에 맞춰 격년제로 다시마 축제가 열리는데 몰려든 일손과 축제 방문객으로 섬 전체가 들썩들썩하다. 주민들은 체육대회와 노래자랑으로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다시마의 우수성을 알린다. 관광객들은 다시마 채취와 건조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마을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솔숲. 2백~3백년 된 소나무 2천 그루가 1.2km 해안선을 타고 줄지어 서서 해풍을 막고 있다. 이곳 풍경은 해가 진 뒤부터가 진짜다. 수평선 붉은 기운 위로 밤의 푸른 색감이 겹쳐지며 소나무 위로 달이 떠오른다. 그 모습이 오죽 아름다웠으면 마을 이름을 월송이라 지었을까. 솔숲은 군 보호림으로 지정돼 완도군이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취사 행위는 일체 금지되고 있다.
솔숲 데크길을 걷다 양식 시설물 손질에 바쁜 40대 귀어 부부를 만났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부부는 서울에서 내려와 정착한지 올해로 5년째. 귀어 생활을 묻자 “나고 자란 고향이었던 터라 정착이 수월했다”며 “공기 좋고 사람들도 좋아 도시에서 사는 것보다 수입이나 여러면에서 더 낫다”며 수줍게 웃었다.
또 하나의 명소는 솔숲 너머로 펼쳐진 명사십리 해수욕장. 평일도 동쪽 사동리에서 서쪽에 이르는 3.6km에 달하는 백사장으로 고운 모래, 얕은 수심으로 여름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들이 놀기에도 야영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당화가 많이 피는 곳이라 금일해수욕장이라는 이름보다 ‘금일 해당화 해변’으로 많이 알려졌다.
주변에 민박·펜션 시설이 갖춰져 있고 해수욕장 한가운데에 해변 관리소, 그 옆으로 샤워장이 있다. 모래밭 뒤로는 몽골 텐트촌이 있는데 한 여름 성수기에 하루 이용료 2만원을 받는다.
평일도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망산이다. 253m의 높지 않은 산으로 산책하듯 오르며 다도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일품 트레킹 코스다. 산림청 주관으로 지난해부터 산 7부 능선에 4~5km 둘레길이 조성되고 있다.
마을 이장 한인주씨는 “신평·동성·월송마을 3곳에 오르는 길이 있고 맑은 날엔 저 멀리 청산도·고흥·여천·장흥·제주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며 “해질녘 노을 지는 풍경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고 말했다.
속이 들여다 보이는 오염되지 않은 바다, 그림 같은 다도해의 풍광은 낚시인들의 천국 이기도 하다. 해류가 좋아 굳이 먼 바다까지 나가지 않아도 어종이 풍부해 어디에서나 낚싯대를 드리우면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는 천상의 낚시터다. 직접 잡은 감성돔으로 뜬 생선회와 뜨끈한 라면국물에 술 한 잔 이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여행이 주는 소박한 행복은 여유. 섬에 자발적으로 갇히는 선택은 어떠한가. 저 멀리 모여 앉은 섬 사이로 양식장 부표가 한가롭다.
/임수영 기자 swim@kwangju.co.kr
찾아오시는 길
▶ 승용차
서울 → 경부고속도로 → 서천공주고속도로 → 서해안고속도로 → 서영암TG → 강진무위사IC → 강진군 → 고금면 → 약산면 당목항 → 일정항 → 금일읍 → 마을
▶ 고속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 → 녹동버스공용정류장(4시간30분) → 녹동항(15분) → 동송항(50분) → 택시로 월송마을 이동(9분)
▶ 열차
용산역KTX → 순천역(2시간21분) → 순천역 정류장 → 버스터미널정류장 하차(10분) → 순천종합버스터미널 도보이동(4분) → 녹동버스공용정류장(1시간15분) → 녹동항(15분) → 동송항(50분) → 택시로 월송마을 이동(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