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아침에 자고 난 뒤 목을 돌릴 수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목이나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목을 좌우로 돌릴 수 없을 만큼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낙침’(落枕)일 가능성이 높다.

‘낙침’은 목이 뻣뻣한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 급성 병증의 일종으로 ‘경부상근(頸部傷筋)’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흔히 ‘담에 걸렸다’고 표현하는 서양 의학의 ‘근막 통증 증후군’과 비슷하다. 목 근육의 섬유 직염이나, 목뼈가 비대함으로 생기는 사경(斜頸·목 부분의 근육 연축으로 머리가 기울어짐) 모두 여기에 속한다.

낙침이 발생하면 통증 때문에 업무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면, 화장실 사용에도 많은 불편을 겪는다. 환자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다양하다. 심하면 목을 앞뒤로 숙이고 젖히거나 좌우로 돌리는 동작조차 할 수 없다. 목을 조금만 돌려도 목 주변 근육이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고정 붕대를 한 것처럼 목을 뻣뻣이 들고 있어야 그나마 통증이 나아질 만큼 심한 경우도 있다.

낙침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과 어깨 주위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발생한다. 찬 곳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추운 날씨에 어깨에 힘을 주고 웅크린 자세로 다닐 때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두껍고 무거운 외투는 목과 어깨 근육을 긴장시키기 때문에 낙침을 유발한다. 장시간 컴퓨터 사용과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처럼 낙침은 잘못된 생활 자세에서 비롯되는 만큼 평소에 조그만 조심하면 예방할 수 있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거나 누워서 TV를 보거나, 목을 돌리며 우두둑 소리를 내는 습관을 들여서는 안 된다. 평소 목과 어깨를 찜질 팩이나 따뜻하게 데운 수건으로 찜질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낙침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낙침은 풍한(風寒·찬바람)에 많이 노출됐을 때, 무거운 것을 머리에 이거나 잘못된 자세 등으로 목 주변의 근육이 손상돼 기혈이 막히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낙침의 치료는 수양명대장경이나 수태양소장경, 수소양삼초경 등의 경맥을 취혈해 침을 놓거나 손, 기구 등을 사용해 비뚤어진 뼈와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정상적인 위치로 복원시키는 추나 요법을 활용한다.

또 가벼운 목 운동을 처방할 수 있다. 목 운동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한의원에 가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선 머리를 똑바로 하고 앉은 상태에서 목을 앞뒤로 젖혀본 뒤, 좌우를 쳐다보고, 좌우로 목을 돌려본 뒤 어디쯤 움직일 때 아픈지 확인해 본다. 다음으로 환자가 아팠던 방향의 반대쪽으로 힘을 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환자의 목을 아픈 방향으로 돌려준다. 목을 앞으로 숙이면 목 뒤에서 가장 뾰족하게 튀어나온 뼈 바로 아래 부분(大椎·대추라는 혈자리)을 지압해주는 것도 좋다.

다만 낙침이 1년 동안 수차례 발생하거나 어깨 통증과 팔 저림 증상이 있다면 일자 목, 거북 목,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 디스크)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상태에 따라 엑스레이(X-ray)나 MRI 등의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평소에 다음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낙침 예방에 효과적이다.

첫째, 목을 천천히 아래로 최대한 숙인다. 최대로 숙인 자세에서 2~3초간 멈춘 뒤 다시 천천히 뒤로 젖힌다. 뒤로 최대한 젖힌 자세에서 또 2∼3초간 멈춘다. 이 동작을 10회 정도 한다.

둘째, 목을 왼쪽으로 천천히 돌린다. 최대한 돌린 자세에서 2~3초간 멈춘 뒤 다시 천천히 오른쪽으로 최대한 돌린다. 최대한 돌린 자세에서 또 2∼3초간 멈춘다. 이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한다.

셋째, 어깨를 최대한 웅크리면서 들어 올린다. 갑자기 어깨에 힘을 빼면서 털썩 떨어뜨린다. 이 동작을 20회 정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