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가 임신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왜소한 체격의 부인은 1년 전부터 월경 양이 줄고 드문 드문 생리가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였다. 그러나 초음파와 호르몬 검사 결과, 부인의 나이는 20대 후반이지만 난소의 나이는 40대 후반에나 볼 수 있는 조기 폐경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또한 골다공증, 유방 발육 부전, 배란 장애와 함께 임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는 사춘기 이후 누구나 겪는 월경 불순이 젊은 여성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를 짐작케하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월경이란 가임기 여성의 자궁 내막이 주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증식하여 수정란의 착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임신이 되지 않으면 저절로 탈락되는 현상이다. 월경 간격은 평균 28일이고, 21일에서 35일 사이 간격이면 정상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월경 간격은 난포의 성장 발생 속도와 질에 의해 결정되므로 주기적인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불임이나 습관성 유산 혹은 기능성 자궁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마른 체형이나 비만인 여성의 경우에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어 월경 간격이 길어질 수 있다.

정상적인 월경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호르몬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 있어야 한다.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 전엽-난소-자궁 축의 호르몬 분비가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무배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환자들은 불규칙한 월경 양상을 보이거나 월경시 과량의 출혈을 보일 수 있다. 무배란성 월경은 20세 미만과 40세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초경으로부터 5~7년 후까지는 월경 간격이 길다가 그 후 짧아지면서 규칙적인 월경 간격이 된 후 평균 40~42세까지는 규칙적인 월경을 하게 된다.

월경은 시작된 지 24시간 안에 50% 정도가 나오게 되고, 지속되는 기간은 2~6일이다. 월경 혈의 용량은 30㎖ 정도가 보통이며, 20㎖ 이하이거나 80㎖ 이상이면 비정상이다.

또한 월경이 유발되지 않는 경우로 이차 성징의 발현이 없이 13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나 이차 성징의 발현은 있으나 15세까지 초경이 없는 원발성 무월경이 있다. 아울러 과거 월경이 있었던 여성에서 6개월 이상 월경이 없거나 기존 월경 주기의 3배 이상 기간 동안 월경이 없는 속발성 무월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이차 성징이 없는 원발성 무월경의 경우 생명 자체를 위협하는 내과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무월경 환자 중에는 체중 증가와 얼굴의 여드름을 동반하는 다낭성 난포 증후군을 보이기도 하는데, 배란 장애로 인해 프로게스테론의 분비 없이 에스트로겐만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경우는 자궁 내막암 또는 유방암의 위험이 있고 불임증 및 습관성 유산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간질환, 신장, 당뇨, 갑상선 질환과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는 즉시 적절한 내과적 치료가 필요하고, 임신을 원할 경우 배란 유도를 해야 한다.

따라서 월경은 여성이면 누구나 한 달에 한 번 일어나는 당연한 생리 과정이라고 생각해 무심하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월경은 여성의 생리 현상이지만 여성 자체의 모든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하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신체 변화이므로 월경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지속적으로 다이어리를 작성하면 월경 기간의 길고 짧음이나 월경 양, 월경 간격 등이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이거나 월경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쉽게 체크하고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다.

월경 관리는 신체 건강은 물론 원활한 임신과도 직결된다. 월경 이상이 있을 때는 곧바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월경 이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사전에 자신의 건강을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