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김모(32·광주시 광산구)씨는 메일을 잘못 열었다가 큰 낭패를 봤다.

‘안녕하세요 김나은이라고 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사지원 메일을 받은 김씨는 무심코 메일에 첨부된 이력서(김나은)파일의 압축을 풀고 실행했다. 이후 랜섬웨어(갠드크랩)가 설치되면서 노트북이 먹통이 됐다. 황급히 재부팅했지만 기존 파일의 확장자가 변경돼 모두 쓸 수 없게 됐다.

김씨는 인터넷 카페 등에 가입해 랜섬웨어 복구프로그램을 받았지만 해커에 돈을 주는 방법 밖에 없어 결국 포맷했다.

지난달 동종 업계 직원이 메일을 통해 랜섬웨어에 감염돼 회사 전산시스템이 마비됐다는 소식을 접했던 김씨는 랜섬웨어에 감염됐지만 다행히 포맷하는 선에서 끝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취업시즌을 맞물려 인사업무 담당자 등 회사원의 메일을 타깃으로 이력서·견적서 등 파일로 위장한 갠드크랩(Gandcrab)랜섬웨어 유포 사례가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 등에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갠드크랩은 PC 취약점을 이용한 자동 감염, 이력서·견적·경찰소환 통지서·저작권 경고장 등 메일 첨부파일 실해하는 방식으로 감염되는 악성 랜섬웨어다. 갠드크랩 감염시 나타나는 증상은 배경화면이 바뀌고 컴퓨터 작동이 되지 않거나, 강제로 암호화폐를 채굴케 하거나 주요 파일의 확장자 변경 등이다.

8일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와 안랩 등에 따르면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를 통해 접수된 최근 3년간 연도별 국내 랜섬웨어 침해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접수건 수는 2678건(피해자 5만3000명), 2016년 3255건(13만명), 2017년 4475건(26만명), 2018년 4652건(31만1588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랩이 발표한 살펴보면 올해 1분기(1월~3월) 램섬웨어 통계를 보면 신규 랜섬웨어 샘플 수집 건수가 전년 대비 48% 증가했고, 랜섬웨어 탐지 건수는 갠드크랩(57%)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워너크라이(20%), 비너스락커(9%), 크립토락커(8%)순이다.

한국의 갠드크랩 감염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마니아 보안업체인 비트디펜더(bitdefender)가 발표한 국가별 갠드크랩5 감염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이 11%로 가장 높았으며, 중국·인도·독일 7%, 미국 6%, 브라질·인도네시아 4% 순이었다.

랜섬웨어의 경우 제작자가 꾸준히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복호화를 불가능하게 해 사후 대응이 어렵고 갠드크랩의 경우 5.2버전과 3버전의 경우 아직까지 치료방법이 없다는 게 보완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관계자는 “올 한해동안 5600건의 랜섬웨어가 접수, 서버 공격 등을 통해 40만명의 피해자가 예상되는 등 총 피해 금액만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이력서를 사칭한 갠드크랩 랜섬웨어가 유행이다. 백신 등을 통해 실시간 탐지와 백업을 하고 출처가 불명한 파일 또는 웹사이트는 열람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