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나무·곤충·햇살과 바람···함평 자연과 하나되다
2021년 04월 27일(화) 07:00
[싸목싸목 남도 한 바퀴 - 함평 힐링여행]
엑스포 공원~수산봉 나비동산 잇는 ‘함평 천지길’ 조성
구봉마을에 ‘김철선생 기념관’ ‘상해 임시정부 청사’ 건립
코로나 시대 비대면 ‘자동차 전용극장’ 새 관광명소로

함평군이 ‘하늘에는 나비와 잠자리,땅에는 꽃과 난초,물에는 수생식물과 물고기’를 주제로 대동면 운교리 일원에 조성한 ‘함평 자연생태공원’.

함평은 살아있는 나비와 곤충, 자연을 소재로 한 나비대축제와 가을 국향대전을 통해 생태관광도시이자 친환경 농업군(郡)으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나비축제를 취소했다. 새생명이 움트는 계절에 초록빛깔을 찾아 함평으로 비대면 ‘힐링’ 봄 여행을 떠난다.

◇사계절 생명력 느끼는 ‘함평 자연생태공원’=‘함평!’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봄 나비’, ‘가을 국화’이다. 함평군이 20여 년간 나비와 국화를 테마로 한 ‘함평 나비대축제’와 ‘대한민국 국향대전’을 성공적으로 치뤄온 덕분이다. 자연스럽게 ‘친환경’과 ‘생태’라는 지역 이미지가 형성됐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함평 나비대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함평군은 군도 1호선으로 인해 단절된 함평 엑스포 공원과 수산봉(나비동산)을 잇는 산책로 ‘함평 천지길’을 올해 조성할 계획이다. 수산봉 정상에는 엑스포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타워’가 세워진다.

3월부터 복수초, 수선화, 히어리, 미선나무 등이 봄기운을 감지하자마자 꽃을 피웠다. 히어리는 ‘코레아나’(coreana)라는 종명(種名)을 가진 한국 특산식물로 영어이름 ‘Korea Winter Hazel’은 ‘한국의 겨울 개암나무’라는 의미다. 미선(美扇)나무 또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1속 1종의 한국 특산식물이다. 이름은 열매모양이 부채를 닮았다는데서 유래했다. 히어리와 미선나무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핀다. 미선나무를 제외하면 복수초, 수선화, 히어리 모두 노란 꽃을 피웠다. 우연일까, 조물주의 정밀한 설계일까? 수필가 초우(草友) 장돈식은 강원도 원주시 백운산 자락에 산방을 짓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면서 꽃색의 절묘한 조화를 깨달았다. 산문집 ‘빈산엔 노랑꽃’(학고재 刊)에서 계절마다 다른 꽃색의 비밀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른 봄과 늦가을 눈으로 얼룩진 산에는 노란색이 주류이고, 봄가을은 붉은 꽃, 청산에 피는 꽃은 희다.”

식물과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까닭은 오로지 ‘2세’를 남기기 위함이다. 그래서 꽃가루를 수정시켜주는 벌과 나비들의 눈에 쉽게 띄도록 자신의 꽃색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꽃색은 배경과 보색관계를 이룬다. 또한 한철에 모두 꽃을 피우면 곤충들이 모두 수정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이른 봄부터 한겨울까지 제각각 꽃을 피운다. 신비로운 조물주의 조화이다.

함평 자연생태공원은 우리 꽃 생태학습장과 외래꽃 생태학습장, 생태공원, 수변 관찰데크, 생태녹지섬 등으로 공간을 나눠 조성해놓았다. 동양란관과 자생란관, 아열대식물관, 나비·곤충애벌레 생태관 등 다양한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보행교(매월교)를 건너편 대동수목원으로 이어진다. 함평 자연생태공원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곤충 한 마리에 깃든 자연의 신비로움과 조화로움을 여유로움 속에서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생태공간이다. 풀과 나무, 곤충, 새, 그리고 하늘과 땅, 바다, 갯벌, 햇살, 바람, 구름, 빗방울…. 마스크를 잠시 내린 후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해본다. 황량해진 마음에 나비 한 나비 날려본다. ‘지구별’ 눈 닿는 모든 자연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생명의 땅’ 함평천지(咸平天地)에서 더욱 그러하다.

◇일강 김철 선생과 상해 임시정부 청사=함평군 신광면 함정리 구봉마을은 독립운동가 일강(一江) 김철(1886~1934) 선생의 고향이다. 일본 메이지(明治) 대학을 졸업하고 1915년 귀국한 일강은 형제들과 상의해 토지 일부를 소작인들에게 나눠주고 노속(奴屬)들을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그리고 2년 후인 1917년 조국광복에 헌신할 것을 결심하고 중국 상하이로 건너간다. 일강은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으로 선임돼 초대 재무장(財務長), 국무원 비서장(秘書長) 등을 맡아 독립운동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1934년 6월 29일 재발한 급성폐렴의 악화로 항저우(杭州)에서 운명했다. 48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장례는 ‘임시정부장’으로 치러졌다. 일제의 감시 때문에 제대로 된 묘비를 세우지 못하고 종이로 대신하면서 묘소 위치를 알 수 없게 됐다. 순국 60주년을 맞은 1994년에야 한줌 흙으로 숭모비 아래 안장됐다.

함평군은 지난 2003년 6월 구봉마을에 ‘일강 김철선생 기념관’을, 2009년 6월에 지상 3층 규모의 ‘상해 임시정부 청사’(독립운동 역사관)를 각각 건립했다. 이어 이듬해에는 순국 100주년을 맞아 청사 앞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한의군(大韓義軍) 대장 안중근 장군’ 동상을 세웠다.(2010년에 18대 국회의원 153명은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의 직위를 ‘대장’으로 특진시키는 국회청원 추인서에 서명했다.)

함평군은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경에 따라 청사와 기념관을 임시 휴관했다가 지난 2월 중순부터 재개관했다. 청사는 임시정부와 함평 출신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상을 잘 보여준다. 청사 뒤편에는 수령 250여 년생 ‘단심송’(丹心松)이 자리하고 있다. 일강이 중국으로 망명한 뒤 부인 김 씨에 대한 일제 감시가 점점 심해지자 목을 매 자결한 나무다. 중국 대륙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와 그 못지않게 고초를 겪었을 부인의 결기가 느껴진다.

함평 자동차 전용극장
◇문화적 갈증 해소하는 ‘함평 자동차 전용극장’=‘함평 자동차 전용극장’이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지 20일만에 누적 관람 차량대수 1000대를 돌파했다.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일반 영화관 방문이 꺼려지는 때에 비대면 관람환경과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예매시스템 구축, 광주와 인근 시·군의 접근 용이성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내에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영화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함평 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 관광객까지 자동차극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군은 ‘코로나 19’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영화관이 없는 함평 주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총사업비 9억원을 들여 함평 엑스포공원내 황소주차장일대 부지 1만1000㎡에 대형 스크린(23m×15m) 2개관을 갖춘 자동차전용 극장을 개장했다. 호남권에서 광주와 여수에 이은 3번째이고, 읍내 극장이 1992년 문을 닫은지 39년만이다. 상영관 이름은 지역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반영해 ‘황금박쥐관’과 ‘나비관’으로 명명했다. 2개관에서 총 180대의 차량(황금박쥐관 68대·나비관 112대)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황금박쥐관’의 경우 비가림막과 다목적 무대(20×12m)도 함께 갖춰 영화상영 뿐만 아니라 다야한 문화예술 공연도 열 수 있도록 했다. 부대시설로 휴게실과 매표소, 매점 등을 갖추고 있다.

매일(월요일 정기 휴관) 날이 저무는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2개관에서 최신 개봉작 4편을 상영한다. 영화 오디오는 자동차 라디오로 특정 주파수를 맞춰 듣는다. 입장료는 자동차 1대당 2만원이다.

자동차 전용극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함평 자동차극장’ 홈페이지(www.hpcc.co.kr)에서 현재 상영중인 영화목록을 검색해 예매하면 된다.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다. 차량 주차자리는 예매때 지정되지 않고, 입장 순서와 차량 높이에 따라 배정된다.(함평군 함평읍 함장로 1162·문의 061-320-2225)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함평=황운학 기자 hw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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