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배란된 난자는 나팔관을 지나 난관에서 정자를 기다리며 자연선별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난자의 세포질 내 들어오는 정자와 만나 배아가 된다. 부모의 유전정보를 쏙 빼 닮은 배아는 난관에서 자궁으로 이동하는 동안 활발한 세포분열을 통해 포배기에 도달하고, 부화를 시작해 난막을 뚫고 나와 자궁 내 착상을 시도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임신과정이다.

◇임신 착상 성공률 높이기=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임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과배란 유도를 통해 채취된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시킨 후 3~5일 동안 체외 배양 및 선별과정을 거쳐 모체의 자궁에 이식함으로써 임신에 이르게 하는 방법이다. 특히 시험관아기 시술 시 배양 환경 및 보조시술은 임신 성공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양질의 배아를 얻고 임신 착상 성공률을 높이고자 다양한 최첨단 보조생식 기술법이 적용되고 있다.

수정 과정은 크게 자연적인 수정과 미세수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자가 자연적인 선별 과정을 통해 난자 내로 스스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숙련된 연구원에 의해 하나의 정자가 선택되어 난자 안으로 직접적으로 도입되느냐의 차이다. 또한 미세수정은 정자를 선별하는 방식에 따라 고배율(x6000배율) 현미경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난자의 핵 위치를 확인하며 정자의 주입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편광현미경을 이용한 정자주입 위치 선별 주입술(Polscope) 혹은 미세 수정 시 물리적인 압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PIEZO 수정 기술을 선택할 수 도 있다.

◇생체와 유사한 배양 환경 조성=배양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체의 자궁을 대신해 줄 배양기이다. 최고 수준의 배양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는 양질의 배아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장 최신의 기술이 접목되어 생체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온,습도 유지 기능과 함께 타임랩스 모니터링(배아의 수정 단계부터 분화과정을 실시간 관찰 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인큐베이터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배아를 인큐베이터 밖으로 꺼내지 않고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성장과정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이는 배아가 받을 수 있는 환경적 스트레스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모니터상으로 가장 건강하고 이식에 적합한 배아를 선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시엘병원 난임 연구소 박효영 박사는 체외수정시술 과정에 있어서 수정과 배양뿐만 아니라 생식세포 채취나 이식 및 동결보존 과정에 있어서도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이 있는 만큼 최첨단 무균시스템을 갖춘 배양실과 최신의 다양한 장비가 갖추어져 있는지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세심한 검토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험관 아기시술만큼 최첨단 의학과 과학 기술이 활용되는 분야는 드물다. 시험관 아기시술 시 적용되는 최첨단 보조생식 기술법으로 ‘정액검사’(CASA), ‘미성숙 난자의 체외성숙’(In Vitro Maturation-IVM), ‘고환 내 정자채취술’(TEST), ‘일반 체외수정’(Conventional IVF), ‘세포질내 정자 주입술-미세수정’(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ICSI), ‘히알루론산 결합 정자선별’(PICSI), ‘고배율 현미경을 이용한 정자 선별 주입술’(IMSI), ‘편광현미경을 이용한 정자주입 위치 선별 주입술’(Polscope), ‘PIEZO 수정기술’, ‘난자 활성화’(Artificial Oocyte Activation), ‘배아 활성화’(Embryo Activation), ‘지속적 배양 관찰’(Timelapse), ‘레이저 보조부화술’(Assisted Hatching), ‘배아 아교’(Embryo glue), ‘자궁내막 수용능력 검사’(ERA), ‘착상 전 유전자 검사’(Preimplantation Genetic Test-PGT), ‘생식세포 (정자, 난자) 동결보존’, ‘비배우자 정자은행’ 등이 있다.

체외수정시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동원되는 최첨단 보조생식기술과 장비는 난임 해결의 능력을 좌우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