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보다 공공성…“공공기관 ‘착한 부채’ 문제없다”
2022년 07월 05일(화) 19:22
김주영 민주당 의원 주최 ‘공공노동포럼’
최근 10년간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개선
“부채증가 원인 정확히 진단해야”
정부, 한전 등 14곳 ‘재무위험기관’ 선정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이 5일 개최한 9차 공공노동포럼에서 발제에 나선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전 부채는 연료비 단가 상승에 대응해 전기 요금을 적시에 충분히 인상시키 못한 것에 기인한다”며 “실제 한전은 매출원가 부분을 제외한 다른 재무 지표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경고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공적 가치 실현을 위한 ‘착한 부채’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이 5일 개최한 9차 공공노동포럼에서 나왔다.

이날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착한부채 문제없다’라는 주제로 한국전력을 포함한 국내 공공기관들의 부채 현황을 분석했다.

지난 4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자료에 따르면 350개 공공기관 부채는 2020년 54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583조원으로, 7.7% 증가했지만 부채비율은 151%로 전년(151.9%)보다 소폭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정상태나 재무건전성을 분석할 때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지표이다. 부채총액을 자본총계(순자산)로 나눠 산출한다.

최근 10년간(2012~2021년) 공공기관 부채는 496조1000억원에서 583조원으로 늘었지만 부채비율은 220.0%에서 151.0%로 개선되고 있다.

이 위원은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부채가 늘어난 것보다 당기순이익 개선 등 자본이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재무적으로는 건전성이 높아진 것을 말한다. 국내 기업 평균과 비교할 때 공공기관 부채비율 개선도는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이 주관한 ‘9차 공공노동포럼’ 모습.<김주영 의원실 제공>
공공기관 전체 재무현황(부채, 자본)에서 한국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에 이른다. 한전은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발전원가 연동제를 시행하지 않고 전기요금을 정부의 정책적 측면에서 동결하면서 전체 공공기관 재무현황이 악화돼 보이는 측면이 있다.

한전과 함게 무리한 해외자원 외교사업 여파로 자본 잠식이 발생한 자원공기업 4곳(한국석유공사·가스공사·한국광해광업공단·대한석탄공사)을 제외한 공공기관들의 부채비율은 지난 5년 동안 145.5%(2017년)→137.6%(2018년)→134.4%(2019년)→128.4%(2020년)→117.8%(2021년) 등으로 줄게 된다.

이 위원은 “한전과 발전공기업 6개사의 경우 연료비 단가 상승에 부합하는 전기요금 인상 정책이 없었음에도 부채비율만으로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며 “재무위험기관에 포함된 14개 공기업의 사업수익성 악화 또는 재무구조 취약 이유를 자체 경영개선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또는 공공성 실현 등의 이유로 정부 정책을 수용한 것이 원인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전의 경우 지난해 부채비율은 223.2%로, 전년(187.5%)에 비해 35.8%포인트 증가했다.

이 위원은 한전의 재무안전성 지표가 악화된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전의 내부 비용 통제를 가늠할 수 있는 판매관리비율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2020년 4.6%→지난해 4.7%), 기업활동성을 진단하는 총자산회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0.28%→0.29%)되고 있으며 자기자본회전율도 상승하는 추세(0.86%→0.93%)이다.

이 위원은 “한전 부채는 연료비 단가 상승에 대응해 전기 요금을 적시에 충분히 인상시키 못한 것에 기인한다”며 “실제 한전은 매출원가 부분을 제외한 다른 재무 지표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은 기업의 정체성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공공재를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공급해 공공성을 지키는 정체성 또한 가지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를 감안하면 두 가지 정체성 중 ‘공공성’이라는 정체성이 ‘수익성’이라는 측면보다는 더 중요하기에 공공성을 지키는 원칙 하에서 수익성 또한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30일 한전을 포함한 14개 공공기관·공기업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사업·조직·인력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부채비율 494.9%로 공공기관 1위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정부 대신 떠안은 부채라 재무위험기관에서 제외됐다. 농어촌공사는 농민들의 농지 구입 비용을 빌려주는 농지관리기금을 농림축산식품부 대신 관리하느라 부채 비율이 높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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