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좌완 김기훈<사진>이 ‘궤도’와 ‘체인지업’으로 2024시즌 답을 찾는다.

김기훈이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던 김기훈은 지난 17일에는 실전을 위해 호주로 떠났다. 김기훈은 캔버라 캐벌리 소속으로 내년 1월 21일까지 이어지는 호주리그에 참가한다.

내야수 박민과 함께 투수 김현수·홍원빈이 지난 11월 17일 개막에 맞춰 호주리그에서 참여한 사이 김기훈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워밍업을 했다.

정재훈, 이동걸 새 코치들과 제구 문제를 위한 답을 찾은 뒤 호주리그에서 그 결과를 시험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리그에서도 손에 꼽는 무시무시한 직구를 가지고도 김기훈은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기훈은 올 시즌 29경기에 나와 31.1이닝을 던지면서 2승을 올렸지만, 37개의 볼넷을 남기면서 4.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김기훈은 “올 시즌 돌아보면 공을 던지는 것에 급했다. 욕심도 생기고 멘탈적인 부분 문제도 있었고, 밸런스를 유지 못 하면서 결과가 좋지 못했다.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릴리스 포인트가 왔다갔다 했다”며 “올 시즌 많이 아쉽기도 했고 더 준비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4시즌 재도약을 위해 얻은 답은 ‘체인지업’과 ‘궤도’다.

김기훈은 “새로 오신 코치님들이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좋은 것 많이 알려주셨다. 많이 배운 마무리 캠프였다. 배운 것을 신경 써서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잘 됐다”며 “내가 가진 구종으로 타자를 어떻게 공략하는 지 알려주셨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신경 쓴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김기훈은 “올해 직구 비율이 높았다. 코치님께서 체인지업을 많이 써보자고 하셨다. 직구 궤도랑 똑같이 오다보니까 타자들 공략하기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하셔서 캠프 때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며 “목표를 가지고 연습에 임하다 보니 몰입이 더 잘 됐다”고 언급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궤도’다.

김기훈은 “코치님께서 볼넷 신경 쓰지 말고 타자를 속일 수 있는 피칭 터널에 신경 쓰라고 하셨다. 모든 구종을 직구처럼 똑같은 궤도에서 떨어트리고 타자 눈을 속일 수 있는 궤도를 생각하면서 던졌는데 밸런스도 점차 맞아 가는 느낌이었다”며 “포수가 공을 잡는 시선에 집착을 한 것 같다고 코치님께서 말씀해주셨다. 많이 공감이 됐고, 생각을 다르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구가 안 되니까 목표지점, 끝 지점만 생각하면서 던졌다. 포수라는 목표 지점만 생각했는데 코치님께서 타자들은 던지는 중간 지점에서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단하고 스윙을 할 지 안 할지 결정한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중간지점에서 타자 눈을 속여야 한다고 하셔서 궤도에 신경 썼다. 또 체인지업이 가다가 직구처럼 떨어지니까 그 장점을 극대화 해보자”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순간의 스트라이크가 아닌 타자와의 승부를 위해 ‘궤도’를 생각하면서 김기훈은 제구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김기훈은 “다트를 생각해봐도 10점에만 던지는 게 아니라, 9점 8점도 생각하고 던지면 부담이 덜하다”며 “마무리캠프에서 준비한 것을 호주에서 마음 편하게 다 써보도록 하겠다. 힘 좋은 외국인 타자들 상대하면서 좋은 경험 쌓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