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을 K-농산물 도약의 기회로 - 김성 농협중앙교육원 팀장
2024년 11월 13일(수) 00:00
최근 블랙핑크의 전 멤버 로제가 발표한 ‘아파트’가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K-팝의 역사를 다시 써 내리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음식 조리 대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는 한국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그 깊이 있는 맛의 세계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미식가들의 큰 관심을 사로잡으며 글로벌 시청 순위 10위 이내로 진입했다.

K-컬처의 열풍은 단순히 음악과 예능의 영역을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의 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K-푸드도 이미 예외가 아니다.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24년 100대 맛집에는 한식당이 총 7곳으로 중식당과 일식당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얼마 전에는 아이슬란드에서 한국식 오이샐러드 조리법이 유행하며 오이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식의 달라진 위상은 주재료인 우리 농산물 수출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2023년 농산물 수출액은 120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한식문화가 수출되면서 증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바야흐로 한식과 한국 농산물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수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농산물은 그 자체로 품질과 맛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사과와 배는 아삭한 식감과 단맛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배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고추도 그 독특한 매운맛과 풍부한 향으로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의 핵심 재료로 인식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도 김치, 딸기, 인삼, 단감 등도 해외시장에서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을 기회로 한국 농산물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국 농산물이 ‘K-푸드의 핵심 재료’라는 인식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농산물의 브랜딩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여 단순히 농산물을 수출하는 것을 뛰어넘어 우호적인 이미지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K-품질’을 강조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한국 농산물이 ‘K-품질’을 대표하는 제품군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농산물 품질 개선을 위한 기술적 지원과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 및 캠페인, 유통 지원은 필수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중앙정부 차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앞다투어 각종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를 유치하여 한식 열풍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주 성황리에 마무리한 ‘2024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수출지원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하며, 지역 농산물을 세계 시장에 적극 알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K-농산물이 프리미엄급으로 자리매김하며 수출 품목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농협이 역대 최대로 중국 광동성에 쌀 1000t을 수출했다는 소식도 고무적이다.

모처럼 다시 찾아온 K-컬쳐 열풍을 기회로 삼아 한국 농산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K-농산물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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