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홍세완 타격 코치 “내년 시즌도 신·구 조화 ‘打이거즈’ 기대하세요”
2024년 11월 25일(월) 23:00
일구상 프로지도자상
베테랑·백업 가리지 않고
슬럼프 없이 고른 활약
‘완성형 선수’ 김도영
다른 팀 견제 차분히 대처해야

KIA 홍세완 코치가 팀의 뜨거운 타격을 이끌면서 일구상 프로지도자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신구조화’를 바탕으로 내년 시즌에도 뜨거운 타격을 기대하고 있다.

타율(0.301), 출루율(0.459), 장타율(0.369), OPS(0.828) 1위, 홈런(163)은 삼성과 NC에 이어 3위. KIA 타이거즈의 2024시즌은 뜨거웠다.

KIA의 홍세완 타격 코치는 “팀을 리그 최고의 핵타선으로 만들어냈다”는 평가와 함께 일구상 프로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선수들 덕분에 상도 받아본다”며 웃은 홍 코치는 ‘베테랑’의 힘을 이야기한다.

최고참 최형우를 필두로 89동기 나성범, 김선빈, 서건창, 김태군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이끌어갔다는 게 홍 코치의 설명이다.

그는 “선배들이 자기 야구만 하는 게 아니고 후배들한테 조언도 하면서 팀이 잘 되기 위해 노력했다. 형우나 선배들이 덕아웃에서 애들 안 됐을 때 한마디 해주면서 힘을 내게 해줬다. 코치는 늘 이야기하니까 잔소리로 들을 수 있는데 야구를 잘했던 선배들이 이야기해 주는 것을 엄청 귀담아 들었다. 우리 팀이 바뀌었던 부분, 좋아졌던 점이다”며 “초반에는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에게 많이 의지했는데, 어느 정도 따라가다가 베테랑들이 힘에 부쳤을 때 후배들이 쫙 올라왔다”고 말했다.

타선의 고른 활약도 올 시즌 우승 비결이다.

홍 코치는 “올 시즌은 특별한 타격 슬럼프가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4~5명 선수들이 잘해주고 다른 선수가 못 해도 티가 안나는 모습이었다. 돌아가면서 잘 해줘서 꾸준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뜨거운 질주도 빼놓을 수 없는 힘이었다. 홍 코치는 지인을 통해 동성고 2학년 시절 김도영의 존재를 알게 됐다. 유튜브로 경기 영상을 본 그는 “충격적이었다. 완성형의 선수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홍 코치는 “고등학교 때는 조금 말랐다는 느낌이었는데 여기 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랑 꾸준히 하다 보니까 몸도 탄탄해졌다”며 “다른 선수와 다른 점은 갖고 있는 힘을 모두 다 쓴다는 것이다. 힘 좋은 애들도 30~40%밖에 못쓰는 경우도 많은데 120% 힘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다. 타구 날아가는 게 다르고, 그래서 홈런도 많이 나온다. 이런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고 김도영의 2024시즌을 이야기했다.

홍 코치가 꼽는 김도영의 또 다른 장점은 ‘스피드’다.

홍 코치는 “워낙 파워도 있지만 뛰는 스피드도 좋다. 보통 타자들이 슬럼프 오면 길 수가 있는데, 도영이는 길게 올 수가 없다. 워낙 빠르니까 내야안타나 기습 번트해서 안타가 나올 수도 있다. 여러 장점이 많아서 슬럼프가 와도 그렇게 길지 않다”며 “우리가 봤을 때는 슬럼프가 아닌 것 같은데 자기는 지금 슬럼프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안 좋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그래서 쉽게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꾸준한 질주는 예상하지만 걱정은 있다. 내년 시즌이 김도영과 팀에 중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홍 코치는 “내년 시즌이 중요하다. 내년만 어느 정도 유지하면 평탄하게 쭉 올라갈 선수다. 꾸준히 잘하는 게 쉽지 않다. 내년에는 다른 팀도 견제를 많이 할 것이다. 차분하게 잘 대처를 해야 한다. 초반에 안 되다 보면 길어질 수가 있다. 멘탈적으로나 게임 중에 이런 부분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잡아가야 한다.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다”고 말했다.

‘타격의 팀’으로 주목을 받았던 올 시즌, 타격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부담도 컸다. 내년 시즌도 많은 이들은 KIA의 타격을 주목하고 있다. 걱정도 되지만 예년 우승 시즌과는 다른 ‘신구조화’가 믿는 구석이다.

홍 코치는 “신구조화가 잘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 베테랑들은 기본적인 실력이 있다. 다들 기본은 할 것이다. 그 뒤에서 변우혁, 박민, 박정우 이런 선수들이 내년에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한다. 선배들은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으니까 어린 선수들이 조금만 더 해주면 선배들이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그게 내년 시즌 목표다”며 “그런데 올 시즌에 나성범, 이우성, 김선빈 이런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는데 백업들이 티 안 나게 너무 잘해줬다. 시즌 하다 보면 부상 선수가 무조건 나오는데, 그 선수들을 얼마나 뒷받침 해줄 것인가가 문제다. 캠프에서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훈련하고 만들었다. 기대가 된다. 한국시리즈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이 더 시합 많이 나가면서 하게 되면 베테랑, 기존 선수들이 긴장하면서 경쟁 구도가 생기고 팀은 더 딴딴해진다”고 설명했다.

홍 코치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자세’를 강조하면서 꾸준한 강팀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는“공을 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놔야 하는 것이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대처가 잘 안될 수 있다. 타이밍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다.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 안 되는 부분을 보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미리 준비해서 타석에 서야 한다. 준비가 안 되면 타석에서 불안하다. 확실하게 만들어 놓고 나갈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며 “매년, 매 게임 잘할 수는 없다. 선수들이 경기 나가서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겠다. 잘하면 선수가 잘한 것이고, 못 하면 코치가 못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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