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남구가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백운광장 별빛 야시장과 군분로 야시장에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다만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 이면에는 불법 쓰레기 투기와 소음 민원, 지속가능성 등의 과제가 남았다.

27일 남구에 따르면 별빛 야시장과 군분로 야시장 운영기간 총 10만명의 시민들이 방문했다.

군분로 야시장은 주월동 무등시장 일대에서 10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 5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46개소의 먹거리 부스는 100% 무등시장 내 상점가로 구성하고, 간식거리 판매소 7개소, 체험·판매 부스 11개소, 자매도시 특산품 판매 부스 8개소 등을 마련했다.

딱지치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와 아스팔트 바닥에 분필로 그림이나 글씨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바닥 스케치’, 야시장 운영 기간 동안 20만보를 걷는 챌린지 이벤트 등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남구는 군분로 야시장 기간 동안 5만여명이 방문하면서 인근 상권의 단기 매출 및 군분로 인지도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무등시장 200~300%, 군분로 상점가 30~50% 매출이 향상했다는 것이다.

군분로 야시장은 앞선 4월부터 7월까지 백운광장 스트리트푸드존 일대에서 열렸던 ‘백운광장 별빛야시장’을 기반으로 개최됐다. 백운광장 별빛야시장은 스트리트푸드존 등 인근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남구와 상인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월 2만여명이 방문했으며, 스트리트푸드존 인지도 향상으로 이어져 점포 매출이 300~500% 향상했다는 것이 남구의 설명이다. 8월부터는 상인회 주관의 민간주도로 바뀌어 매주 금요일, 토요일 야시장이 개최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야시장이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숨통을 틔워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등시장 한 분식집 직원 김금순(여·63)씨는 “물가는 끝없이 치솟는 가운데 손님은 갈수록 줄었는데, 야시장 덕분에 사람들이 북적이니 장사하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남구는 앞으로도 야시장을 주력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지만 남은 과제도 산적해있다.

군분로 야시장에 방문한 적 있다는 심민영(여·28)씨는 “전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접근성이 좋은 점은 장점이지만, 재방문 의사는 없다”며 “특색 있는 먹거리나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르신들이 막걸리 마시고 노는 곳이라는 인상이 강해 멀리서 관광객들이 찾아올지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인근 주민들의 쓰레기, 주차, 소음 민원 역시 고질적인 숙제다. 남구에 따르면 야시장 개최 시기 매일 1~2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두 야시장 모두 주택가 인근 도로를 통제하는데다 저녁시간 무대 공연이 진행되다보니,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주월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야시장을 방문한 불법 주차 차량들 때문에 주민들을 차를 댈 곳이 없다. 게다가 도로를 통제하니 주민들은 매번 뺑 돌아가야 해 불편하다”며 “다음에 야시장을 개최할 때는 주민 동의를 모두 구하든가 구역을 축소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전문가들은 남구가 야시장을 관광 상품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차별성 있는 콘텐츠와 거주민과의 공존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무용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야시장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면 상인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 청년 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우리 동네 행사’라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며 “최근 관광 트렌드는 ‘생활 관광’으로 관광객들도 해당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보고싶어한다. 떠들썩한 행사가 아니라도 지역 주민들의 작은 참여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