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서건창 “고향서 최고의 시즌…내년도 자신 있다”
2024년 12월 11일(수) 21:30
‘우려의 시선’ 속 이적…‘살아있는 교과서’ 존재감 과시
“결혼으로 책임감 생기고 안정감 들어”…FA 결과 주목

고향팀 KIA 타이거즈에서 우승 멤버로 활약한 내야수 서건창이 14일 결혼식을 갖고 ‘새신랑’이 된다.

“의미있던 시즌, 결혼으로 마무리합니다.”

올 시즌 고향팀 KIA 타이거즈에서 우승 멤버로 활약한 내야수 서건창(35)이 14일 서울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나성범, 김태군, 김선빈 등 올 시즌을 함께 한 ‘89친구’들이 이미 학부형이거나 ‘예비 학부형’인 것을 감안하면 늦은 결혼이다. 그만큼 서건창은 많은 축하 속에 ‘새신랑’으로 사람들 앞에 서게 된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감사’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서건창이다. 사연 많았던 몇 년을 뒤로하고 KIA에서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고, 짜릿한 우승의 순간도 함께 했다.

서건창은 “팀도 우승했고, 개인적으로는 뜻깊고 굉장히 의미가 많았던 시즌이었다”며 “처음 KIA에 왔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나 혼자 했던 게 아니라 주변에 도와주신 분들 많았다. 많은 도움을 받아 올 시즌 보낼 수 있었다.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실 서건창의 영입을 두고 우려의 시선은 있었다. 최근 2년 LG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만족할 성적도 얻지 못했다. 2루에는 ‘동갑내기’ 김선빈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활용도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서건창은 올 시즌 94경기에 나와 248타수 63안타, 0.310의 타율을 기록했다. 짜릿한 끝내기 안타 순간의 주인공도 됐고, 무엇보다 선배로서 살아있는 교과서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후배들의 실수에 따뜻한 격려를 해준 선배이기도 했다.

서건창은 “나도 겪어왔던 것들이라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후배들이 큰 실수를 했을 때 해줄 말은 ‘괜찮다’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것들을 하면 안 됐다는 것을 본인이 가장 잘 안다”며 “그 순간에 직접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추스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상황에서는 멘탈 잡기가 쉽지 않다. 그대로 깊게 빠질 수 있어서 멘탈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실수에 대해서는 다음 날, 그 다음 날 이야기해도 되는 것이다. 괜찮다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게 이야기해 주려고 했다. 나도 그런 부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고 말했다.

또 “나도 어렸을 때 선배들 보면서 컸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럽게 그 위치에서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위에 아직 선배가 계시는데, 각자 위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위치에서 어우러져 올 시즌 팀이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함께 빛나는 순간을 보냈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서건창은 “이렇게 팀에서 4~5명 동기가 있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이 재미있기도 했다. 친구 중에 주장도 있고, 각자 역할이 있었다. 나는 그냥 팀에 적응하면서 중간 정도 역할을 한 것 같다(웃음). 내가 도와준 것은 없고, 도움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라운드에서 다시 조명을 받았던 시즌, 후배들의 활약은 2014 MVP 서건창의 이름을 다시 소환하기도 했다.

KBO리그 역사상 첫 200안타 고지를 넘었던 선수, 최다득점 기록에는 서건창의 이름이 있었다. 올 시즌 그가 가지고 있던 최다 안타(201) 기록·득점(135) 기록은 각각 롯데 레이예스와 팀 후배 김도영에 의해 깨졌다.

‘타이틀 홀더’ 자리를 내줬지만 서건창이 기록을 작성한 2014시즌은 144경기가 아닌 126경기 체제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서건창은 “기록은 언젠가는 깨지는 것이다, 득점 기록은 같은 팀 후배가 깨서 더 기분 좋았다”며 “도영이는 내가 뭐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이미 훌륭한 선수다. 팀도 잘 됐고, 본인 것도 잘했기 때문에 응원하면서 도영이가 기록을 만들어가는 것을 지켜봤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서건창의 2025시즌 밑그림은 아직 그려지지 않았다. FA 선언을 한 그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건창은 “운동도 하고 예년하고 크게 다를 것 없이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기술적으로) 변화를 줬는데, 새로운 걸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준비했던 게 잘 나왔던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도 기대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결혼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책임감도 생기고, 안정감도 든다. 그게 가장 큰 에너지인 것 같다”며 “많은 응원 보내준 팬들과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게 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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