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 위해 자급자족하며 ‘비움’ 실천 중이죠”
2025년 02월 10일(월) 19:30 가가
원불교환경연대 ‘제1회 천지보은상’ 수상 청주 출신 장미영씨
냉장고 없이 살기·불 켜지 않기…탈핵·환경파괴 지역 순례도
성찰·공부·비움길·연대 꾸준히 실천…상금 팔레스타인에 기부
냉장고 없이 살기·불 켜지 않기…탈핵·환경파괴 지역 순례도
성찰·공부·비움길·연대 꾸준히 실천…상금 팔레스타인에 기부
냉장고와 세탁기 없이 살기, 계절별로 내복과 옷 2벌로 살기, 가급적 불 켜지 않기, 드라이기 안 쓰기, 섞어짓기 농법으로 농사 짓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비움을 실천한다. 또 탈핵, 에너지 전환 운동을 펼치고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지역을 찾아 순례길에 나선다.
10여 년 넘게 다양한 활동과 실천을 해 온 청명 장미영(56)씨가 최근 원불교환경연대가 제정한 ‘제1회 천지보은상’을 수상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종교와 지역 상관 없이 천지보은행을 실천하는 개인, 단체 활동가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이 상을 제정했다. 장 씨는 일반 활동가로서 지역을 넘나들며 연대를 실천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제가 갖고 있는 생각, 사상, 행동 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동지적 사랑’을 받아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경쟁하는 사회 속에서 이런 경계를 허물 수 있도록 곳곳에서 앞으로도 연대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고향인 청주에서 주3일은 언어치료사 일을 하는 장 씨는 나머지 4일은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일대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올해부터는 자본 시스템을 좀더 내려놓기 위해 이틀 일하고, 5일은 농사 지으며 자급자족을 실천, 순례를 다짐하며 비움을 실천 중이다.
“제가 하는 ‘섞어짓기’ 농법은 이랑 같은 경계를 만들지 않고, 서로 도움이 되는 식물들을 조화롭게 심어 땅 50평을 100평처럼 사용하는 겁니다. 먹을 만큼만 농사를 지어요. 또 우린 냉장고에 불필요한 것들까지 다 보관하잖아요. 가족들과 합의해 여름에만 냉장고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항아리 단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는 베낭 하나에 들어갈 최소한의 물품으로 생활한다. 계절별 2벌이니 옷걸이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머리는 길면 기증하고, 짧으면 묶어서 드라이기도 안 쓴다. 새벽 5시에 기상해 일찍 잠자리에 드니 불을 자주 켤 일도 없다. 그는 일상 속 비움을 80일간 300명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 알렸고, 실천 반응이 오면 주변에 공유하며 함께 생활화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자신이 실천하는 ‘비움’이 일상 생활 물건을 비우자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돈이 없으면 불편한 게 당연한건가? 그게 아니더라고요. 자본주의 시스템을 살아가며 서로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이었어요. 물질, 욕망 등을 내려놓고,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나 자신에 대한 소중함도 돌아보자는 뜻입니다.”
또 그는 우리 세대에서 과감하게 바꾸지 않으면 후대는 살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대 때 노동현장에서 운동을 해 오던 장 씨는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순례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핵발전소 탈핵 운동을 위해 몸자보, 앞치마를 두르고 깃발을 꽂고 순례길에 오르고 있다. 그는 “누구나 즐겁게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순례길에 나선다”며 “미미한 변화일지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성찰, 공부, 비움길, 연대 이 4가지를 오랫동안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전쟁 중에도 배움을 놓지 않는 팔레스타인 학생과 교사를 위해 상금 300만 원을 전액 기부했다. 특히 올해는 소유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겠다는 그는 지리산과 타 지역을 순례하며 많은 이들을 만나 이해하고 비우는 과정을 지속할 계획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비움을 실천한다. 또 탈핵, 에너지 전환 운동을 펼치고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지역을 찾아 순례길에 나선다.
10여 년 넘게 다양한 활동과 실천을 해 온 청명 장미영(56)씨가 최근 원불교환경연대가 제정한 ‘제1회 천지보은상’을 수상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종교와 지역 상관 없이 천지보은행을 실천하는 개인, 단체 활동가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이 상을 제정했다. 장 씨는 일반 활동가로서 지역을 넘나들며 연대를 실천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고향인 청주에서 주3일은 언어치료사 일을 하는 장 씨는 나머지 4일은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일대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올해부터는 자본 시스템을 좀더 내려놓기 위해 이틀 일하고, 5일은 농사 지으며 자급자족을 실천, 순례를 다짐하며 비움을 실천 중이다.
“돈이 없으면 불편한 게 당연한건가? 그게 아니더라고요. 자본주의 시스템을 살아가며 서로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이었어요. 물질, 욕망 등을 내려놓고,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나 자신에 대한 소중함도 돌아보자는 뜻입니다.”
또 그는 우리 세대에서 과감하게 바꾸지 않으면 후대는 살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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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등산객들을 향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는 장미영 씨. <장미영씨 제공> |
20대 때 노동현장에서 운동을 해 오던 장 씨는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순례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핵발전소 탈핵 운동을 위해 몸자보, 앞치마를 두르고 깃발을 꽂고 순례길에 오르고 있다. 그는 “누구나 즐겁게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순례길에 나선다”며 “미미한 변화일지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성찰, 공부, 비움길, 연대 이 4가지를 오랫동안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전쟁 중에도 배움을 놓지 않는 팔레스타인 학생과 교사를 위해 상금 300만 원을 전액 기부했다. 특히 올해는 소유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겠다는 그는 지리산과 타 지역을 순례하며 많은 이들을 만나 이해하고 비우는 과정을 지속할 계획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