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인 ‘한 줄 성명’ - 송기동 예향부장
2025년 03월 31일(월) 22:00 가가
“…이러한 우리의 주장은 어떠한 형태의 당리당략에도 이용되어서는 안 될 문학자적 순수성의 발로이며, 또한 어떠한 탄압 속에서도 계속될 인간 본연의 진실한 외침이다.”
51년 전인 1974년 11월 18일, 문인들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한국작가회의 전신)를 창립하고 서울 광화문 의사회관 입구에서 ‘자실 101인 선언’을 발표했다. 염무웅 문학평론가가 작성한 선언문은 “오늘날 우리 현실은 민족사적으로 일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김지하 시인을 비롯해 긴급조치로 구속된 지식인·종교인·학생 석방 등 5개 항의 결의사항을 담았다.
이때 선언문을 낭독하던 고은과 박태순, 송기원, 윤흥길, 이문구, 이시영, 조해일 작가는 종로경찰서로 연행됐다. 같은 해 1월 유신을 반대하며 개헌 청원 지지 성명을 냈던 문학인 60 여 명이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간첩으로 조작되던 엄혹한 유신 시절이었다. 당시 30대 초반이던 소설가 윤흥길은 지난해 봄, 장편소설 ‘문신’을 완결한 후 ‘월간 예향’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문인 시국선언에 참여한 까닭에 대해 “암흑시대에 작가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인가, 일종의 작가로서의 소명(召命)이었다”고 밝혔다.
소설가 한강 등 414명의 문학인들이 최근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을 발표했다. 이전 문학인들의 시국선언이 한 장의 성명서에 담겼다면 이번 ‘한줄 성명’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작가 개개인의 목소리를 담았다. 작가들의 ‘한 줄 성명’은 짧지만 강렬하다. 어둡고 혼탁한 시대에 사회적·역사적 책무를 다하려는 문학인들의 목소리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한강 소설가) “내란을 공부하는 고통, 헌법을 공부하는 비참, 극우의 배후와 분열의 배후를 공부하는 통증, 공부하는 분노가 반드시 이길 거라는 믿음.(김소연 시인) “친구들 중에서 당신을 견뎌낼 수 있는 자들 앞에서나 날뛰세요.<소포클레스, ‘안티고네’에서>”(신형철 문학평론가)
/ song@kwangju.co.kr
51년 전인 1974년 11월 18일, 문인들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한국작가회의 전신)를 창립하고 서울 광화문 의사회관 입구에서 ‘자실 101인 선언’을 발표했다. 염무웅 문학평론가가 작성한 선언문은 “오늘날 우리 현실은 민족사적으로 일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김지하 시인을 비롯해 긴급조치로 구속된 지식인·종교인·학생 석방 등 5개 항의 결의사항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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