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너무나 몰랐던 우리의 이웃] ⑨ (주)무등전착 외국인 노동자들
2008년 03월 02일(일) 19:02 가가
작은 배려에 감동하는 그들 “사장님은 굿 맨”
지난달 29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안창동 (주)무등전착(대표 이선행·62) 공장 안. 시끄러운 기계음 사이로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퍼졌다. 초촐한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필리핀에서 온 가르시아(27)씨. 낯선 이국 땅에서 처음 생일을 맞는 가르시아씨를 위해 근무시간 중 잠시 짬을 내 회사에서 마련한 파티였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선물 감사합니다. 일 열심히 할게요.”
가르시아씨는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파티에 얼떨떨하면서도 기쁜 나머지 ‘감사합니다’라고 연거푸 말한 뒤 케이크 촛불을 껐다.
이 자리에는 사장과 공장장을 포함, 전 직원이 참여했다. 직원은 외국인 노동자 9명을 포함해 모두 26명. 회사는‘콩 한 조각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할 것 없이 생일을 맞은 이들을 위해 매월 한 차례 생일 파티를 열고 있다. 생일파티라고 해봤자 케이크와 음료수를 준비하고 간단한 속옷 선물을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감동적인 일이다.
이곳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갈리(37)씨는 “사장님이 밥은 먹었느냐, 아픈 데는 없느냐, 일은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며 “설날 선물로 과일도 주고 사장님, 좋아요. 굿 맨(Good man·좋은 사람)”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올렸다.
공장 내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마련돼 있다. 훌륭한 시설은 아니지만 이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가전제품을 비롯해 냉·난방 시설까지 전부 갖춰졌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피낙벳’(Pinakbet) 등 고국의 음식도 직접 만들어 먹으며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있다.
회사는 매주 돼지고기를 제공하는 등 1인당 16만 원 꼴로 부식비를 따로 지원하고 있다. 이 사장의 부인인 정연화(62)씨는 이들이 한국 음식도 맛볼 수 있도록 김치나 밑반찬도 종종 챙겨주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일을 하는 데 있어 한국인 노동자들도 어려움을 느끼지만 서로 노력을 하고 있다.
입사 3년차인 박록영(32)씨는 “말 한마디 하면 될 일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야하니까 바쁠 때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 친구들 없으면 일하는 게 더 힘들지 않겠느냐”며 “누가 누구를 더 이해해주고 도와주고 말 것도 없이 서로 의지를 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작지만 세심한 배려와 한국인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현재 이 회사는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 ‘필리핀 사랑방’으로 불리고 있다.
이선행 사장은 “우리도 70∼80년대 중동, 독일로 일하러 가서 서러움을 느껴봤을 텐데 우리가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며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겨야 직원들도 열심히 일하고, 좋은 품질로 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믿음 있는 품질, 소망 갖는 직장, 사랑 넘치는 근무’라는 사훈에 걸맞게 회사는 직원 모두에게 따뜻하고 즐거운 직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무등전착은 자동차, 가전제품 안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도장(塗裝)하는 업체로 기아 자동차·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60여 곳의 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서비스품질(SQ)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2001년에는 국제규격에 의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품질경영 및 품질보증 능력을 평가·인증하는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9001’ ‘ISO 2000’을 획득했다.
/이은미기자 emlee@kwangju.co.kr
“사장님∼ 감사합니다. 선물 감사합니다. 일 열심히 할게요.”
가르시아씨는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파티에 얼떨떨하면서도 기쁜 나머지 ‘감사합니다’라고 연거푸 말한 뒤 케이크 촛불을 껐다.
이 자리에는 사장과 공장장을 포함, 전 직원이 참여했다. 직원은 외국인 노동자 9명을 포함해 모두 26명. 회사는‘콩 한 조각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할 것 없이 생일을 맞은 이들을 위해 매월 한 차례 생일 파티를 열고 있다. 생일파티라고 해봤자 케이크와 음료수를 준비하고 간단한 속옷 선물을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감동적인 일이다.
이곳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갈리(37)씨는 “사장님이 밥은 먹었느냐, 아픈 데는 없느냐, 일은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며 “설날 선물로 과일도 주고 사장님, 좋아요. 굿 맨(Good man·좋은 사람)”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올렸다.
공장 내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마련돼 있다. 훌륭한 시설은 아니지만 이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가전제품을 비롯해 냉·난방 시설까지 전부 갖춰졌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피낙벳’(Pinakbet) 등 고국의 음식도 직접 만들어 먹으며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있다.
회사는 매주 돼지고기를 제공하는 등 1인당 16만 원 꼴로 부식비를 따로 지원하고 있다. 이 사장의 부인인 정연화(62)씨는 이들이 한국 음식도 맛볼 수 있도록 김치나 밑반찬도 종종 챙겨주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일을 하는 데 있어 한국인 노동자들도 어려움을 느끼지만 서로 노력을 하고 있다.
입사 3년차인 박록영(32)씨는 “말 한마디 하면 될 일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야하니까 바쁠 때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 친구들 없으면 일하는 게 더 힘들지 않겠느냐”며 “누가 누구를 더 이해해주고 도와주고 말 것도 없이 서로 의지를 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작지만 세심한 배려와 한국인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현재 이 회사는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 ‘필리핀 사랑방’으로 불리고 있다.
이선행 사장은 “우리도 70∼80년대 중동, 독일로 일하러 가서 서러움을 느껴봤을 텐데 우리가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며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겨야 직원들도 열심히 일하고, 좋은 품질로 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믿음 있는 품질, 소망 갖는 직장, 사랑 넘치는 근무’라는 사훈에 걸맞게 회사는 직원 모두에게 따뜻하고 즐거운 직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무등전착은 자동차, 가전제품 안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도장(塗裝)하는 업체로 기아 자동차·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60여 곳의 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서비스품질(SQ)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2001년에는 국제규격에 의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품질경영 및 품질보증 능력을 평가·인증하는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9001’ ‘ISO 2000’을 획득했다.
/이은미기자 em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