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의 투자협약(MOU) 체결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투자기업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충분한 사전조사로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23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0년 12월까지 기업유치 등을 위해 맺은 업무협약 55건 가운데 22건은 실현됐고 나머지 17건은 추진중에 있으며, 16건(6140억원)은 아예 사업투자를 포기했거나 투자협약이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55건 1조1127억여원의 투자협약이 이뤄졌지만 실제로 기업이전 등을 위해 부지를 매입해 공장을 짓는 등 실현된 투자협약은 22건에 2179억원으로 건수로는 40%,금액으로는 19.5%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투자하기로 한 업무협약이 수포로 돌아간 경우가 적지않아 행정력 낭비와 생색내기식 투자협약(MOU)체결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8월 400억원을 들여 암 요양병원을 건립한다고 투자협약(MOU)을 체결했으나 얼마되지 않아 사업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또한 500억원을 들여 수상관광호텔 및 해양 마리나 시설사업을 추진한다는 투자협약 컨소시엄도 백지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사조그룹과 체결한 760억원대 투자협약도 학교면에 있는 A 육가공 공장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사업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처럼 투자협약 당시에는 바로 지역내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으나 대부분 업체가 처음 의도와 다르게 기업규모를 축소해 투자하는 등 현실적인 투자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김모씨는 “행정력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내실 있고 정확한 정보와 검토를 걸쳐 신중한 업무협약 체결이 이뤄져야 한다”며 “군의 투자협약체결 이행실적이 부진해 생색내기용 투자협약이 체결되지 않도록 조례를 제정한다거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함평군 관계자는“대부분 자치단체에서 기업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지역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면 군은 최대한 협조를 하고 사업계획을 검토해 투자협약(MOU)이라도 체결해 우선 약속이라도 하자라는 뜻으로 협약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업의 사정 등 여러 조건으로 인해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투자협약 건수에 비해 실현가능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