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우리밀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함평과 해남 등 우리밀 재배 농민들이 이상저온으로 수확량이 많이 감소해 울상을 짓고 있다.

5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3월 하순 밀이삭이 생기는 시기에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 저온이 발생하면서 이삭이 패도 알맹이가 없는 불임 상태의 ‘백수현상’이 나타났다.

◇냉해로 밀 이삭이 패도 알맹이가 없어= 학교면과 엄다면, 대동면 등 우리밀 재배단지에서 백수현상과 붉은 곰팡이병이 대량발견돼 농가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함평지역에서는 현재 380ha(230여 농가)에서 우리 밀이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삭이 생기는 지난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까지 이상기온으로 기온이 내려간데다 출수기와 유숙기인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잦은 비로 인해 알맹이가 없는 백수 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의 보리수매 폐지와 자급자족 대안으로 우리밀 재배가 이뤄지고 있지만 보리 수확기보다 수확이 늦어 2모작 벼농사에 어려움이 있고 이상기후로 수확이 떨어지는 등 농가소득이 낮아 우리밀 재배면적이 크게 늘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올해와 같이 이상저온 현상으로 밀수확이 크게 떨어져 농가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돼 정부차원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밀 재배 농가들의 기피현상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밀 재배농가 박모(엄다면)씨는 “수확할 밀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올해 밀농사를 망쳤다”며 “이상저온 현상으로 우리밀 재배농가의 피해가 커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해남군 송지면 신정과 황산면 한아리 우리밀 재배단지 역시 백수 피해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군은 2012년 보리수매 폐지를 앞두고 보리 대체 품목으로 우리밀 재배 확대에 나서 올해 1700여농가가 3260ha를 심었으며 ㈜밀다원과 생협 등에 전량 납품된다.

◇저온피해 밀 재해로 인정= 전남도는 이상기온에 따라 냉해를 입은 국산 밀도 재해로 인정돼 피해농가에 대한 영농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전남도는 오는 9일까지 밀 피해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농가별 피해 정도에 따라 피해복구비, 생계지원, 영농자금 이자 감면 등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전종화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국산밀 저온피해의 원인을 정밀 분석해 재해피해로 인정해줄 것을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한 것이 반영됐다”며 “피해농가가 누락되지 않도록 정밀 조사를 실시해 농가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박희석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