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최대 참치 원양어업 및 식품가공 전문회사인 사조그룹이 함평군에 추진하기로 했던 대규모 도계(屠鷄) 및 육가공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12월 전남도청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안병호 함평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76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사조그룹은 축산분야 총괄법인인 ㈜사조아그로를 설립해 함평군 학교면 일원 14만2000㎡ 부지에 2013년까지 760억원을 들여 건축 연면적 5만㎡ 규모의 최신 도계설비와 계류장, 물류창고, 사료제조공장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조그룹은 지난해 12월 사료제조 공장을 설립한 이후 핵심사업인 도계 및 육가공 공장 설립 절차를 현재까지 본격적으로 밟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함평군 담당 공무원들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사조그룹 서울 본사를 방문해 협약 이행을 촉구했으나, 사조그룹 측은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남도와 함평군은 사조그룹이 입주할 함평 학교면 일원에 농식품 전문특화단지를 조성해 축산물 가공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민 정모씨는 “사조그룹 공장 설립 소식에 지역민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사업에 대한 진척이 이뤄지지 않아 혹시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군은 안병호 군수 취임이후 첫 대기업과 투자협약인 만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공장이 설립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사조그룹 측은 올해 초 구제역 파문과 다른 사업의 중요성 등을 언급하며 함평에 대한 투자가 보류되고 있다며 기다려 달라고 하고 있다”며 “함평군으로서는 사조그룹 공장이 유치되면 400여명의 고용 효과가 있는 만큼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조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여러 사업 때문에 (함평군에 투자하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