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폭설복구비 부당지급과 한우 보조사업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받는 등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성분이 미달된 정부지원 유기질비료가 일부 지역농가에 공급돼 말썽이 일고 있다.

11일 함평군과 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관내에 공급되는 유기질비료 13개 제품을 상대로 샘플을 현장에서 채취해 농업기술 실용화재단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 가운데 총 13개의 제품중 2개의 제품이 주성분량 또는 보증성분량 기준미달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A제품의 혼합 유기질비료는 유기물이 공정규격(주성분의 최소량 60% 이상)에 8.42% 미달됐고, B제품은 인산 전량이 공정규격(주성분의 최소량 2% 이상)보다 4.50% 미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일부 농가들은 성분이 미달된 제품인지도 모른채 비료를 공급받고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자칫 농가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비료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주성분 최소 함유량보다 1∼10% 미만의 수치가 나올 때 1차 위반시에는 ‘경고’, 10∼30% 미만시에는 해당제품 회수와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처하게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달 농협 함평군지부와 공장등록이 되어있는 해당 자치단체에 ‘위반업체 제품이 행정처분 및 사업제한 경고에 관계없이 함평 관내에 일절 공급(납품)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성분미달 제품들이 이미 일부 농가에 다량 공급돼 많은 양이 소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가에 공급한 비료가 금액으로는 수억 원에 달하고 있어 군 보조금 집행을 놓고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성분 미달된 유기질비료 군 보조금 집행을 놓고 군은 “관계법령에 문제가 없을 때 지급하겠다”는 입장이고, 농협은 “군의 명확한 회신이 있을시 이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최근 민선 5기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성분 미달된 유기질비료 공급에 대한 군 보조금을 지급하겠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유기질비료 사업은 농협에서 하고 있고 보조금과 관련해 체계적인 시스템 관리로 철저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군의 조기집행으로 보조금을 보관하고는 있지만 문제가 있는 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등 문제들은 군에서 처리할 사항이지 농협에서 처리할 사항이 아니다”며 “보조금 지급상 문제가 된다면 예산 자체를 아예 군에 반납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