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 “굿바이! 광주 코트”
2025년 03월 12일(수) 19:55
페퍼스전서 은퇴식…2세트 교체 투입 서브 넣고 팬과 작별
‘국가대표 동생’ 페퍼스 박정아, 선물 전달하며 아쉬움 달래

지난 1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마지막 맞대결이 펼쳐졌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왼쪽)과 페퍼스 박정아가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KOVO 제공>

“광주가 오늘로써 마지막입니다, 선수로서.”

배구선수 김연경이 광주에 이별을 고하자 관중석에서는 아쉬움 가득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지난 1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마지막 맞대결이 펼쳐졌다. 그리고 경기가 페퍼스의 3-2 역전승으로 끝난 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김연경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평일임에도 3446명의 관중이 자리해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함께했다. 총 39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페퍼스타디움의 올 시즌 평균 관중 수는 2216명이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흥국생명의 주장이자 ‘살아있는 배구 전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체력 안배를 위해 지난 1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전부터 웜업존에 자리했다.

이날도 에이스 김연경의 경기 출전은 2세트 교체 투입돼 한 차례 서브를 넣는 것으로 광주팬과 작별을 고했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은퇴식에서 “이런 자리 마련해주신 관계자, 선수단,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경기 뛰는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저희(흥국생명)도 페퍼스도 아직 경기 남아있으니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13일 GS칼텍스전을 마친 김연경이 은퇴를 선언한 후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은 ‘살아있는 배구 전설’ 김연경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체 은퇴식을 마련하기로 협의했다.

페퍼스의 주장이자 국가대표팀에서 오래 한솥밥을 먹었던 ‘국대 동생’ 박정아가 팀을 대표해 김연경의 이름과 등번호 ‘10’이 새겨진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이 유니폼에는 대선배의 앞날을 응원하는 페퍼스 선수단의 사인이 담겨 있다.

이어 장소연 페퍼스 감독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정아는 “은퇴하기에는 아깝고 아쉬운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언니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한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고,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연경과 박정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수년 간의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다양한 국제 대회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여자 배구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김연경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 박정아가 새로운 대표팀 주장 계보를 잇고 있다.

한편, 김연경의 원정 은퇴 투어는 오는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전으로 막을 내린다.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은 31일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의 승자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갖고 김연경의 마지막 우승을 향한 도전을 펼친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